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백신접종 1등경쟁 우려밝혀

“美·英, 백신 외 전략 없어”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홍보영 수습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시기에 대해 “우리나라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할 이유가 없고, 백신 안전성은 국민을 위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 사회 분위기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1등 경쟁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방역당국으로서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백신은 개발과정이 상당히 단축돼 안전성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며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하며 그러한 국가들(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다행”이라고 했다.

앞서 야당과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물량과 시기를 놓고 ‘정책 실패’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민간여론조사기관에서 조사한 여론결과에서도 ‘국내에도 하루라도 빨리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54.9%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손 반장은 백신접종을 시작한 국가들과 한국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영국이 접종을 시작했는데 하루에 미국은 20만명, 영국은 한 3만 5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누적 사망자는 31만명, 영국은 6만 7000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국가는 백신 외에는 채택할 수 있는 방역전략이 별로 없기에 백신에 전력투구하고, 자국 기업을 통해 백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접종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저희가 이런 국가를 반면교사로 삼기에는 다소 부적절하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고려할 때 세계에서 1, 2등으로 백신을 맞는 국가가 될 이유는 없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라고 했다.

손 반장은 백신 접종 계획 관련해 “접종 시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접종 범위를 차근차근 넓혀가면서 이 기간 동안 집단 면역을 잘 형성시키고, 방역과 예방접종을 조화시키는 ‘과정 관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 기간에 대해 손 반장은 “집단면역의 형성까지 짧게는 반 년, 길게는 9~10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유통 과정상 문제가 없게끔 할지, 방역관리를 잘해서 확산을 막고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안전성이 확인이 되는 순간 최대한 신속하게 위험도가 큰 대상을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접종을 꼭 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백신에 대한 허가와 접종과정·유통 과정 등에 대해서 사전준비를 착수하고 있으며 철저히 해서 안정성이 확인되는 순간 최대한 신속하게 우선순위상의 위험도가 큰 대상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할 방침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제너연구소에서 한 연구자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개발한 코로나 19 백신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영국 옥스퍼드대학 제너연구소에서 한 연구자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개발한 코로나 19 백신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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