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비전성결교회 전경.(출처:네이버 지도)
예수비전성결교회 전경.(출처:네이버 지도)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 집단감염 

13일 122명 모여 예배… 목사 “교회탄압” 주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명 발생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 교회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채 대면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금천구 소재 교회 신도 1명이 지난 17일 최초 확진 판정을 뒤 20일까지 11명, 21일 신도 1명이 추가돼 관련 확진자는 13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서울시 확진자는 8명이다.

시는 해당 교회 관계자 등 접촉자를 포함 총 137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초 확진자를 제외하고 양성 12명, 음성 50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역학조사 결과 해당 교회는 지난 13일 최초 확진자를 포함한 신도 122명이 모여 대면예배를 진행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최초 확진자로부터 예배에 참석한 신도에게 전파된 것으로 파악하고 감염경로를 추가조사 중이다.

이 교회 담임인 안희환 목사는 극우 개신교계 인사 중 한 명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같이 꾸준히 극우적 메시지를 내며 현 정권을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정부의 방역이 교회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최근까지도 현장 예배를 진행해왔다. 특히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기 위해 코로나19를 핑계로 만든 ‘교회폐쇄법’이라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선동해 논란이 인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련 법안과 발의 의원 명단 의원실 전화번호를 모두 공개하며 신도들에게 항의 전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안 목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예수비전성결교회 강제 폐쇄 당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정부가 교회를 강제로 폐쇄시켰다는 주장을 폈다. 안 목사는 영상에서 “현재까지 신도 중 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아직 어디서 감염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당국에서 12월 27일까지 교회폐쇄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예수비전성결교회 안희환 목사가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신도 2명이 코로나19에 판정받았는데 당국에서 12월 27일까지 교회폐쇄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안희환TV 유튜브 캡처)
예수비전성결교회 안희환 목사가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신도 2명이 코로나19에 판정받았는데 당국에서 12월 27일까지 교회폐쇄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안희환TV 유튜브 캡처)

그러나 이 교회 관할구청인 금천구 관계자는 22일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회폐쇄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두 차례 방역지침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집합금지를 검토 중이었으나 시설 폐쇄 등의 조치는 없었다”며 “(유튜브에서) 말씀하신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천구 관계자는 방역 지침 위반 사항이 확인됨에 따라 22일 예수비전성결교회에 대해 집합금지 조치를 했다.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심각한 상황임에도 안 목사는 사과는 커녕, 신도들에게 대면예배를 거듭 유도했다. 그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어려움을 겪으면 그것은 손해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영광이다. 하나님이 반드시 갚아준다. 그러니까 똑같은 상황(코로나19)이 또 오더라도 나는 누구든지 와서 예배하라, 마음껏 기도하라, 마음껏 찬양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6월에도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성도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날 예배 빠진 사람들이 ‘참 잘됐다’는 말을 하더라. 그러나 그것은 잘된 게 아니다. 오히려 주님이 원하신 대로 예배를 드리다가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이 더 복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비전성결교회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도 신도 단합대회를 열었다가 7명이 감염된 바 있다. 확진자수가 연일 1000명이 넘고 있고, 특히 교회발 확산세도 거센 가운데 또 방역수칙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한 것에 대한 비판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전국의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 코로나19 전국 확산 배경엔 종교시설 비중이 매우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감염경로별 현황 중 종교시설은 480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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