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로 관심을 받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동안 정치권 여러 채널로부터 서울시장 출마가 점쳐져도 한결같이 그 예측을 부정했던 안 대표가 마음을 바꿔 서울시장 출마를 선택한 것은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국민의당뿐만이 아니라 야당, 중도까지 힘들어진다는 당 내외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게 출마 선언의 변이다.

안 대표는 그동안 선거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2012년 지방선거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이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여의도 정치권을 경험했고, 정당 대표로서 지위를 가진 적은 있다. 하지만 그 이후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했으나 잇따라 낙선했으니 정치에 입문하던 당시 국민으로부터 신선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안 대표로서는 지금의 현실이 대선이냐,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느냐는 판단이 중요한 시기인바, 야당과 중도층을 아우르며 ‘반문(反文)연대의 선봉장’이라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급선회하자 다급해진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 대선주자급 서울시장 후보가 나왔으니 여당과 제1야당에서도 후보자 전략을 다시 짜야할 판이지만 여당은 그렇다 쳐도 제1야당에서 발에 불똥이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동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 행로에 대해 부정적이며 연관성이 없다며 선을 그어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떻게 나올지 당 내부에서는 물론 여야 정치권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는데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계획인 정치인은 서울시 구청장이거나 그 급에 지나지 않으니 아무래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정치적 중량감에서 차이가 난다. 그러니 국민의힘에서는 그에 걸맞는 대선주자급 서울시장 후보를 발굴해야 하건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지방선거에 눈길을 주지 않고 대선 출마를 겨냥하고 있으니 제1야당 지도부에서는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핵심 사유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령 안 대표가 내년 재보선에서 서울시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야당과 중도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다면 문 정권을 견제하기란 어려울 것인즉, 해결 방법은 제1야당과 연대이다. 국민의힘에서 오세훈, 유승민 같은 대선주자급 서울시장 후보자가 나와서 안 대표와 국민 경선을 통해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는 일이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선언에서 반문연대의 선봉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니 그 실행을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합당하든지, 그가 말했듯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하는 선거 연대가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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