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훈 북한 총리, 금강산관광지구 시찰…
김덕훈 북한 총리,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우리식으로 건설"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고 20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김 내각총리가 고성항 해안관광지구, 해금강 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고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 집행을 위한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2020.12.20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김덕훈 “국제관광지구로 만들어 나갈 것”

“우리식으로 온 세상 부러워할 휴양지 건설”

내년 1월 당 대회 앞두고 총력전 펼치는 속 관심

전문가 “대남 압박용… 南에 우위선점 차원” 해석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 총리가 남북 교류의 한축이었다가 중단된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는 보도가 20일 나왔다.

이 과정에서 특히 김 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 개발 사업을 거론하고 “우리 식으로 개발하겠다”는 등 자체개발 의지를 재확인해 주목된다.

앞서 1년여 전인 지난해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측시설 철거 지시’의 연장선이지만, 새로운 경제계획들을 발표할 내년 1월 노동당 대회 개최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北김덕훈 총리, 금강산관광지구 시찰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총리가 고성항 해안관광지구와 해금강 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며 “인민들의 문화 정서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당의 구상을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계획에 반영하는 데 필요한 실무적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리는 현지에서 “금강산지구를 현대적이고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로 꾸리기 위한 개발 사업을 계획에 따라 밀고 나갈 것”이라며 인민들이 자연경치를 한껏 즐기면서 휴식할 수 있게 건설에서 ‘선 편리성, 선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광지구를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휴양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북한은 뜬금없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올 2월까지 금강산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대면 협의·일부 노후시설 정비’ 입장을 유지했고, 이후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강산 시설 철거 연기를 통보하면서 양측 간 협의가 중단됐다.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이 올해로 12년째 중단된 상태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1998년 11월 18일 남측 관광객 826명이 관광선을 타고 북한 금강산 지역을 방문하면서 첫 발을 뗐다.

2003년 9월에는 육로 관광으로 확장하면서 이후 누적 관광객 2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순항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다.

금강산 관광 정상화 (PG). (출처: 연합뉴스)
금강산 관광 정상화 (PG). (출처: 연합뉴스)

◆내년 금강산관광 ‘자체개발’ 본격화 관측도

1년여만에 북한이 다시 자체 개발 의지를 밝히는 등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문제를 꺼내든 모습인데, 내년 8차 당 대회 개최에 맞춰 80일 전투에 전력을 쏟고 있는 와중이라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그 배경과 관련해 “일단 김정은 위원장의 작년 10월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으로 봐진다. 충분히 예상됐던 내용”이라면서 “또 하나는 내년 1월 당 대회 메시지의 일환이다. 당 대회 때 발표될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기조가 ‘자력갱생’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내년 국가경제발전 계획에 금강산관광 자체개발을 포함해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니겠느냐’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결국 독자 개발하려면 남측 노후 시실을 철거하고 정비하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이런 가운데 남측은 우리 측 독점개발권 등 계약 파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측 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경우 남북접촉면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해관계와 방향성만 맞는다면 어느 정도 접점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신 센터장은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 개혁·개방보다는 독자노선을 가려고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 당장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양상이라 접촉면을 넓히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북한이 철저히 문을 걸어두고 외부와의 차단에 집중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체제의 후진성이 알려지는 걸 자존심 상해하는 듯하다. 정보유입 차단이라는 측면에서 대북전단 등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경제개혁 등의 실패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연말, 연초 대남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신 센터장은 “관광지구 개발을 보자면 북한의 경우 우선 급한 데가 원산 갈마지구다. 아직까지 요원한데다 코로나19 국면 속 최대 관심인 평양종합건설병원도 완성이 안됐다”면서 “굳이 이 시점에 금강산 문제를 이슈로 꺼내든 것은 남측에 대한 압박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신행정부의 출범과 내년 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남측과의 관계 설정에서 우위 선점 등의 차원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강산관광지구 금강산 호텔. ⓒ천지일보 2019.11.5
금강산관광지구 금강산 호텔. ⓒ천지일보 201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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