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아따, 내 딸이 오늘 꿈에 나와서 아침부터 울었째. 인자 저승서 만날 날이 얼마 안남았는디” 오월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김연님 열사의 어머니가 열사의 비석 앞에서 하는 말이다.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 31주년을 기념하는 정부공식기념식이 국립5.18민주묘지서 거행됐다.

이번 기념식은 민주·정의·인권존중의 숭고한 5.18민주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의미를 담아 경건하게 진행됐다.

완연한 초여름 날씨에 2500여 명의 유공자·유족 및 사회 각계 대표, 학생, 일반시민 등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식순에 맞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또 이번 기념식에는 지난해 식순에서 제외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제창돼 31년 전 민주주의를 외치며 피 흘렸던 영령들을 위로했다.

기념식은 헌화와 분향, 5.18광주민주화운동 경과보고, 대통령 기념사(국무총리 대독),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공식행사가 순조롭게 마무리 된 뒤 유공자 및 유가족들은 묘역을 찾아 영령들과 인사하며 31년 전 오늘을 떠올렸다.

묘역에서 만난 5.18 유공자 정병국(53. 남) 씨는 “오늘 같은 날에 31년 전 5.18을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 또 오월 영령들 앞에 미안하기도 하고, 살아있는 게 죄스럽게 느껴지기도 해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날 묘역에는 광주불교사암연합회, 원불교 광주전남교구, 광주전남NCC교회연합 등에서 각각 오월 영령들을 위한 천도재와 추모예배를 진행했다.

또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들을 위해 5월단체와 각종 시민사회단체에서 주먹밥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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