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순천 저전동에는 2023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주민이 직접 주도한 시민정원 1호가 조성됐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2.16
지난 8월 순천 저전동에는 2023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주민이 직접 주도한 시민정원 1호가 조성됐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2.16

4개 권역 1037억원 마중물
17년 도시재생 역사 기록관
주민과 마을 상생방안 마련
범죄환경개선 등 공모 선정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순천시 도시재생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해결하며 역사적 자원을 발굴, 스토리를 만들고 문화예술과 접목하면서 역동적인 마을로 재탄생하고 있다. 오래된 한옥과 골목길을 재생해 생명력을 불어넣고, 마을에 마중물 사업으로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활 여건을 만들어 급속히 쇠퇴해가는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을 한다. 순천형 도시재생은 지난 2014년부터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공모로 4개 권역이 선정돼 총사업비 1037억원을 확보, 오는 2023년까지 진행된다.

◆지역주민 문화예술 향유

1단계는 순천부 읍성이 있었던 향동·중앙동으로 지난 2014년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4년간 200억원을 투자해 2018년 완료됐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걸어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도록 창작예술촌(4개소)을 조성해 사진전시, 한복전시, 유명화가 작품 전시 등을 365일 무료로 관람하도록 제공한다. 

순천부 읍성 서문터가 있던 장소에는 생활 SOC 시설인 서문안내소를 조성해 마을방송국, 여행안내소, 전시공간, 작은도서관, 어린이놀이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에코지오 마을 만들기, 성터둘레길, 700년 골목길 조성, 옥천 야간경관, 청년 챌린지샵 운영, 매산뜰 주차장 조성 등 창업과 생활 여건을 개선했다. 2019년에는 8만여명의 도시재생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국토부 도시재생 한마당이 개최돼 전국적인 순천시 도시재생의 성공모델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순천남초등학교 생태놀이터. (제공: 순천시)
순천남초등학교 생태놀이터. (제공: 순천시)

2단계는 남초등학교 중심의 저전동과 터미널 상권 중심의 장천동으로 2017년에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공모에 선정돼 5년간 497억원의 사업비로 오는 2022년까지 진행된다. 전국 최초 학교재생을 추진하는 저전동 지역은 114년 전통의 순천남초등학교 시설에 대해 교육청, 학교, 학생, 전문가, 지역주민이 함께 이야기하며 만들어진 생태놀이터, 담장경관개선, 스마트통학로, 남관 주민공유공간 조성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새로운 학교재생모델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저전동(3~4통 일원) 지역에 2023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주민이 직접 주도한 시민정원 1호가 조성됐으며 오는 2021년까지 공·사유지를 대상으로 담장을 낮추고 문칸방을 허물어 정원을 만들고 골목길, 옥상, 건물 벽면 등 생활 속 정원 50여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정원마을 조성과 연계한 마을호텔을 조성, 마을자원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실현하도록 마을관리협동조합을 조직해 운영할 계획이다.

순천종합터미널 상권 중심의 장천동 도시재생은 쇠퇴해가는 상권을 활성화해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가장 우선 과제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사업으로 터미널 주변에 오랫동안 방치된 노후 빈 점포를 주민공유 주방, 회의실 등 몽미락 센터와 예술인 레지던스, 음악 동아리방 등 복합문화공간, 소규모 전시관 및 공연장, 청년창업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또 터미널 입구에는 여행객 쉼터와 시민 누구나 책을 읽고 배우고 출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책문화센터를 건립하면서 벽면과 옥상에 도심정원을 조성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더불어 장천동 이수로, 팔마로 일원에 4대 특화거리(장인거리, 새벽거리, 정원거리, 스마트 거리) 조성을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UD)을 적용한 보도 환경개선과 전선 지중화 사업, 간판개선 사업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순천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 생태비즈니스 조감도. (제공: 순천시)
순천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 생태비즈니스 조감도. (제공: 순천시)

3단계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과 동시에 추진되는 21세기 철도 르네상스를 꿈꾸는 순천역세권으로 지난 2019년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공모에 선정돼 5년간 340억원의 사업비로 오는 2023년까지 진행된다. 순천역세권은 전라선과 경전선 노선을 지키며 80년의 역사를 간직한 순천역과 매일 새벽시장으로 40년의 전통을 이어온 수산물 시장인 역전시장이 자리한 곳이다. 도시재생 마중물을 통해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고 활발한 상권으로 거듭나도록 거점 공간 조성, 3대 특화 거리 조성, 생활SOC 확충과 함께 스마트 시티로 조성할 계획이다.

동천 그린웨이 주변에 신축하는 생태 비즈니스 플랫폼은 호남권 최대의 창업보육 공간, 지역 VR·AR 제작거점 센터, 비즈니스 카페, 국가정원 플랫폼 담아 3층 규모로 오는 2022년 1월 개소를 목표로 신축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스마트 시티형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돼 휴머노이드 스마트 로봇, 소망나무의 생태관광 정보 서비스,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거리 조성 등을 구현해 나가게 된다.

◆전국서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장 많아

순천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 국토부 도시재생 한마당을 전국 최초로 지자체 현장에서 개최하면서 도시재생 성지로 알려져 전국에서 2년간 11만여명이 순천을 방문했다. 이에 주민 주도의 순천형 도시재생 17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기록관을 순천부읍성 남문터 광장에 오는 2021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곳에는 순천형 도시재생의 시민 역량 강화 10년, 전략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과 이야기 1년 그리고 2014년 선도사업 시작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까지 주민의 목소리와 재생 스토리를 전시할 계획이다.

순천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 어울림 복지센터 조감도. (제공: 순천시)
순천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 어울림 복지센터 조감도. (제공: 순천시)

순천시의 도시재생은 주민들이 이야기를 담은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주민들이 수십년간 지켜오며 살고있는 생활터의 장·단점은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주민들의 더 많은 참여가 재생의 성공 요인이다. 주민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지역의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이를 숙성시켜 실행할 수 있는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통해 매년 10건 이상의 사업이 마을공동체에서 직접 수행하면서 마을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저전동 주민들은 정원마을과 마을호텔을 꿈꾸며 저전골 정원사, 저전골 반려목 나눔, 친환경 퀼트 소품제작, 손바닥 정원 조성 등 예쁜 마을로 만들어 가고 있다.

장천동 주민들은 상권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굿즈상품 등 관광상품 개발, 외식업소 음식 컨설팅, 사회적 경제조직 육성, 수제맥주 개발, 청년창업 지원 등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순천역세권 주민들은 마을 이야기를 담은 동네 매거진 제작, 역전시장과 청년창업 골목길 동네탐방, 로컬 다이닝, 여행자 안심거리 모니터링 등 마을 자원을 보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순천형 도시재생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지역을 살리려는 지역주민들의 도전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순천시 도시재생은 마을의 주민 생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다. 90년대 아파트 문화를 선도한 순천 신도심(연향동)의 공동화 현상이 시작되며 상권쇠퇴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국토부 소규모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돼 4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오는 2021년까지 마을계획 수립, 신도심 대표축제 개발, 청소년 안심거리, 주민 역량강화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아울러 국토부 도시재생 주민역량강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2000만원의 사업비로 대학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의 마을공동체 육성 프로젝트를 2021년 상반기까지 진행한다. 

북문로 도시재생 뉴딜지역은 2020 하반기 국토부 공모 접수를 해놓은 상태이며 12월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지역은 중앙부처 연계사업으로 법무부 범죄환경개선사업 공모에 지난 5월 선정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교육, 마을지도 그리기, 마을안전지킴이 육성사업을 추진했다. 순천시는 도시재생 4개 권역에서 범죄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법질서확립 유공 최우수 지자체로 뽑혀 12월말 법무부장관상을 받을 예정이다.

허석 순천시장은 “생활터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활성화 계획을 세우고 직접 실행까지 참여하며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도시재생은 전국에서 순천이 유일하다”며 “4개 권역에서 추진되는 순천형 도시재생을 통해 쇠퇴해가는 원도심이 활력 넘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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