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코로나19 감염자 폭주, 12월에만 총 547명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등 확진자 수가 계속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2월 들어서만 전국 종교시설에서 총 10건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모두 547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각 교회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기준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168명, 충남 당진 나음교회 104명, 광주 남구 포도원 교회 7명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종교시설 집단감염이 대규모 지역 사회 감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충남 당진 나음교회발 집단감염은 실제로 충청권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산 음암 예람교회, 운산 성결교회를 비롯해 서산 라마나욧 기도원, 대전 은혜교회 등에서 관련 감염자가 나왔다. 확진자가 18명 발생한 대전 은혜교회 발 집단감염 사례도 나음교회와 연관이 있어 방역당국은 은혜교회 집단감염을 ‘나음교회발 확진자’로 분류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종교시설에서는 침방울이 튀는 활동(찬양, 통성기도), 불충분한 환기, 소모임 및 식사 모임, 거리두기 미준수 등 문제가 발견됐다. 한마디로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총 168명의 감염자를 낳은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는 역학조사 결과, 본당과 성가대 연습실 창문이 작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새벽예배당이 지하에 있어 환기 문제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환경에서 교회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이달 3일까지 7주간 현장 부흥회를 진행했다. 방역당국은 신도들이 함께 음식물을 섭취한 정황도 발견했다.

총 7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온 광주 남구 포도원 교회 역시 성가대 모임 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다과와 식사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종교시설에 대면모임 중단을 거듭 요청했다. 권 본부장은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모든 정규 예배나 미사, 법회 등 모든 종교활동을 비대면으로 해야 한다”면서 “비대면을 위한 영상제작 활동도 20명 이내로 제한되며, 수련회 기도회 부흥회 성가대 등 각종 행사나 연습 모임을 포함해 모든 행사에서의 음식제공, 단체식사 등을 금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당부가 잘 지켜질 진 미지수다. 현재도 기독교계 일부에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예배를 진행하면 문제 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신도들의 종교적 신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기독교계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와 관련해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교회는 정말 구제불능이다” “이런 집단 탓에 코로나가 안잡힌다” “헌금으로 치료해라” 등 댓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교회발 집단감염이 계속되면서 사회적 비판 여론이 일자 개신교계는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호소하고 나섰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소속 교회들에게 “교회와 관련된 감염이 발표될 때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국민과 함께 애써온 노력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일부 교회의 문제가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로 프레짐이 씌워진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모든 교회가 기본 방역수칙 준수에 소홀함이 없도록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면서 “사회의 비난 받을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예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