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겨울 선인장>의 한 장면. 동성애 커플로 등장하는 가즈야와 후지오가 이상과 달리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연극 <겨울 선인장>이 키작은소나무극장에서 3번째 앵콜 무대에 올랐다.

조은컴퍼니(대표 김제훈)는 한일문화교류전의 일환으로 재일교포 정의신 작가展 프로젝트 첫 번째 스타트로 <겨울 선인장>을 다시 내세웠다.

13일 막이 오른 <겨울 선인장>은 4명의 게이들이 보여주는 사람이야기를 담은 작품. ‘일본의 안톤 체흡’이라고 불리는 정의신 작가의 <겨울 선인장>이 이번엔 여성연출가 홍영은의 손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게이라는 독특하고도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삼았음에도 불구 지난해 3월과 10월 두 차례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품의 배경은 어느 지방 야구장의 락커룸. 이 안에서 전직 야구선수인 4명의 게이들은 자신들만의 세상을 노래한다. 후지오는 사랑을, 가즈야는 현실을, 하나짱은 이상을, 베양은 자기 안에서 만족을 각각 찾으며 살아간다.

세상과 부딪히면서 결코 환영 받지 못하고 남루한 삶을 살아가는 4명의 게이들이지만, 이들 안에는 유쾌하고 따뜻한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다.

홍영은 연출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이라 생각한다”면서 “동성애의 관점보다도 희망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 곁에도 희망은 늘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홍영은 연출은 연극 <그냥 청춘>에서도 동성애를 표현한 바 있는데, <그냥 청춘>에선 동성애가 이야기 속의 한 흐름으로 등장했다면, <겨울 선인장>은 과감하게 전체적인 핵심으로 삼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는 “경계에 놓인 삶을 그리면서 동시에 이를 넘어서는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홍영은 연출의 의도가 더욱 묻어난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연극은 다음달 19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정의신 작가전 두 번째 작품은 <아시안스위트>로 다음달 30일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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