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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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류가 지금 코로나19로 ‘3차 세계대전’을 겪고 있다. 항공, 호텔, 여행, 컨벤션 등 관광업계는 이미 바이러스 폭격으로 쑥대밭이 됐고 문화예술계도 어느 업종보다도 직접적이고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확산되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하루하루 생존이 힘들다며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되며 오프라인 공연이나 행사 등은 대부분 취소됐다. 아티스트들은 무대에 설 곳을 잃고 수입이 뚝 떨어지자 낮에는 막노동과 배달을,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의 코로나19의 겨울 재유행 예고가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내년에 백신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국민이 언제 맞을지도 불확실하고 백신을 맞아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해야 하는 코로나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년이면 각종 공연으로 연말과 새해를 맞이했던 문화예술계는 코로나 쇼크로 수익이 반토막 아래로 줄어들었고 내년엔 대면·비대면 공연 등을 준비 중이지만 대부분의 영화사, 극단들이 내년 코로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지 않은 모습이다. 문화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문화예술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지만, 바이러스 앞에선 그 선이 끊겨지고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내년 하반기까지 장기화될 경우 문화예술콘텐츠 기업, 종사자들, 문화예술인들은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공연예술 분야 피해액은 823억원 정도다. 코로나로 취소‧연기된 공연예술행사는 6457건으로 추산된다. 공연장‧극장 업종 지출액은 전년 대비 49.6%나 줄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소비자와 접촉하기 위해 문화예술계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다중채널네트워크(MCN)가 성장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대면 콘서트, 공연, 영화 상영, 전시회 등 비대면 활동 속도와 범위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 중계를 시작했으며 비대면 문화예술콘텐츠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문화 위기를 심각하게 느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예술정책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술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지금이라도 분석하고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문화 소비자들이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시기에 직면할 것이다. 온라인 문화예술 참가는 비대면 활동이 가능하고, 금전적 부담도 오프라인에 비해 감소한다.

정부에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에 국민의 자유로운 문화예술 향유 지원에 노력해야 하며 비대면이 지속될 것을 감안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문화인프라 구축 및 제도 정비에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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