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1위 기업은 삼성전자

평균 보수로는 ‘메리츠증권’

직원 평균 보수도 가장 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이 올해 3분기까지 미등기 임원(임원)과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직원)에게 지급한 보수를 분석한 결과, 직원들의 총 인건비는 줄어든 반면 임원 보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평균보수가 높은 상위 10개 기업 중 5곳은 증권사로 파악됐다.

15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300대 기업에서 임원과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는 총 55조 7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조8676억원보다 844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직원 인건비는 53조 7450억원에서 53조 5493억원으로 1957억원 감소했으나 임원 보수는 2조 1226억원에서 2조 2338억원으로 1112억원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임직원에게 지급한 총 인건비 금액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임직원에게 6조 7871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7조 4332억원으로 6461억원(9.5%) 많아졌다. LG화학은 1조 3180억원에서 1조 3639억원으로 459억원, 포스코는 1조 2606억원에서 1조 2982억원으로 376억원 수준으로 인건비를 늘렸다.

인건비 규모가 큰 상위 10곳 중 7곳은 거꾸로 보수 규모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조 6200억원이던 임금 규모가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조 9542억원으로 6658억원(25.4%↓) 감소했다. 대한항공도 1조 2245억원에서 9653억원으로 1년 새 2591억원(21.2%↓) 줄었다. LG디스플레이 1513억원(9.7%↓), 케이티 551억원(3.8%↓), 현대차 113억원(0.3%↓), LG전자 43억원(0.2%↓) 순으로 인건비가 낮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300개 기업에서 인건비가 떨어진 것은 고용 인원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의 지난해 3·4분기 직원 숫자는 98만 4409명이었는데 올해는 97만 4450명으로 불과 1년 만에 9959명이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임원 자리도 지난해 3·4분기 당시 8775명 규모였지만 올해는 8627명으로 148명 감소했다.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1년 새 더 벌어졌다. 300대 기업의 올해 3·4분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549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만원(0.6%↑)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임원 한 명당 받은 평균 임금은 2억 4189만원에서 2억 5894만원으로 1705만원(7%↑) 많아졌다. 이에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는 지난해 3·4분기 기준 4.43배 격차에서 올해 같은 기간 4.71배로 더 벌어졌다.

올해 3분기 기준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메리츠증권으로 나타났다.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8억 4210만원으로 조사 대상 300곳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엔씨소프트(6억 5020만원), 삼성전자(5억 6990만원)도 평균 5억원을 웃돌았다.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 역시 메리츠증권이 차지했다. 직원 평균 보수는 1억 1970만원으로, 유일하게 ‘억대 연봉’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9490만원), NH투자증권(9430만원), SK텔레콤(9060만원), 미래에셋대우(8930만원), 코리안리(8540만원), 유안타증권(8340만원), 카카오(8200만원), 롯데정밀화학(7940만원), S-Oil(7890만원) 순으로 높았다.

 

상위 10곳 중 증권사가 절반을 차지했다.

업종별 임원 보수는 전자(4억 5838만원), 정보·통신(3억 5704만원), 금융(2억 8184만원), 무역·유통(2억 6865만원), 철강(2억 3634만원), 석유·화학(2억 2778만원) 등이 높았다.

직원의 경우 금융(6707만원), 전자(6226만원), 정보·통신(6026만원), 철강(5978만원), 자동차(5913만원), 석유·화학(5827만원), 건설(5588만원), 기계(5261만원) 등이 높게 나타났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통상적으로 기업은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고용 인원을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해 위기를 극복 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올해와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증권 업종 등은 오히려 인건비를 늘렸지만 유통, 운수, 석유화학 업종 등은 고용 인원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해 업종 간 임원 및 직원에게 돌아가는 임금에 대한 빛과 그림자도 더욱 선명하게 갈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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