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석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68명으로 집계된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석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68명으로 집계된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5

서울·대구 등 교회발 감염 확산

가족, 지인 등 옮겨 n차감염도

대부분 방역지침 안지켜 발생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교회가 또다시 코로나19 온상이 되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결국 현실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교회 코로나19 확산은 정규 예배에서보다 소모임 등 개인 활동에서 주로 이뤄졌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 대부분은 방역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디.

최근 종교행사나 모임을 통해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크게는 8건이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168명, 충남 당진 나음교회 102명, 대구 영신교회 52명, 경기 포천시 기도원 34명, 광주 북구 동양교회 14명, 광주 서구 송하복음교회 7명, 충북 제천 명동 교회 12명, 대전 유성구 은혜교회 22명 등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10명이 추가돼 총 168명이다. 신도를 비롯해 가족, 지인 등 ‘n차 감염’으로도 이어진 상태다. 역학조사 결과 이 교회는 올 10월 중순부터 이달 3일까지 매주 4일씩 7주 동안 부흥회를 연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따르면 부흥회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한 차례씩,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두 차례씩 열렸다. 부흥회가 열릴 때마다 100명 이내의 인원이 참석했다. 부흥회는 1시간∼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모임이 자주 진행됐지만, 환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그도 그럴것이 부흥회가 열렸던 지상 2층 본당은 4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였지만 교회 구조상 창문 두 개만 열 수 있었고, 50여명이 모이는 성가대 연습실의 경우도 창문이 작아 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 1층에 있는 새벽예배 장소는 환기가 어려웠다.

또 방역당국은 모임 중 신도들이 마스크를 벗고 함께 간식 등 음식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는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활동으로 비말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소재 영신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모습. ⓒ천지일보 2020.12.11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소재 영신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모습. ⓒ천지일보 2020.12.11

◆지역 교회 감염 속출… 마스크 안쓰고 찬양·식사

대구 달성군 영신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확산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교회 확진자가 타시도 거주자와 접촉하면서 지역으로도 코로나가 퍼져나가고 있다.

이날 대구시에 따르면 영신교회와 관련 4명이 확진돼 모두 52명으로 늘었다. 영신교회에서는 지난 10일 3명이 첫 확진된데 이어 12일 n차 감염자가 처음 나온 이후 n차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찬양 연습을 하고 식사 모임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충남 당진 나음교회와 관련해선 12일 신도 2명이 처음으로 확진된 데 이어 이날까지 총 105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나음교회 신도들은 지난 6일 주말 예배를 마친 뒤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이 과정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대본 박영준 역학조사팀장은 브리핑에서 “신도가 50여명 규모로 크진 않지만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면서 “교회 시설에서 식사했고 겨울철인 데다가 찬양 소리 때문에 주변 민원도 있어 환기도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8명으로 집계된 1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8명으로 집계된 1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4

◆무허가 기도원서 133명 모여… n차 감염 ‘비상’

특히 서산 음암면 라마나욧 기도원에서도 코로나19 무더기로 발생했는데 나음교회 신도들이 이 기도원에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산 라마나욧 기도원에서는 지난 10일 신도 133명이 모여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예배에는 당진 나음교회 신도를 비롯해 22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전 은혜교회 신도들도 참여했다고 한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라마나욧 기도원은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시설로 확인됐다. 서산시와 당진시는 라마나욧 기도원과 나음교회를 폐쇄하고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교회 관계자와 신도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 외에 광주에서는 남구와 북구, 광산구에 있는 교회 3곳에서 동시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충북 제천시 명동에 있는 교회에서도 확진자 9명이 나오는 등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초 확진자인 신도 A씨는 4, 5일 대구에 있는 한 교회를 다녀온 뒤 8일부터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예배에 참석했다.

경기 포천시 기도원과 관련해서는 접촉자 조사 중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고 총 34명이 확진됐다. 교회 내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까지 확산 양상을 보이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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