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배 감신대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토론회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할 때 종교 간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사회통합위, 종교 상생 위한 7대 종단 학자 초청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7대 종단 학자들이 모여 종교 간 화해와 상생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10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송석구)는 ‘상생을 위한 7대 종교 간 대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KCRP) 공동대표 최근덕 성균관장과 문화체육관광부 박선규 2차관이 축사를 하고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을, 이정배 감리교신학대 교수(KCRP종교간대화위원장)와 정각스님(동국대 불교대학원 교수), 김홍진(쑥고개성당) 주임신부가 각각 주제 발표를 했다.

KCRP 최근덕 공동대표는 축사에서 “종교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모범 국가라고는 하지만 파열음이 없지는 않다”며 “종교 간의 상생과 이해가 사회통합에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하며 좋은 의견과 방안이 나와 종교 갈등과 사회병폐를 치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길희성 명예교수는 ‘한국 종교계의 상생을 위한 종교 간 대화’라는 주제에서 “민주사회는 개인의 종교 자유와 선택의 권리는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며 “자신이 택한 종교와 가치관에 따라 살며 부모라도 간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신교 내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교단의 일부 목사들이 강제개종교육으로 종교탄압을 자행하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길 명예교수는 현대 다종교 사회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는 독단적이고 배타주의적인 주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을 버리지 않는 한 결국 타 종교를 이해하려는 진지한 노력이나 대화는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하며, 종교 간의 갈등은 어떤 형태로든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 명예교수는 “진리 앞에서 겸손하고 자기반성적인 입장이야말로 현대 세계에서 종교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고 상생을 넘어 창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성숙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이정배(감신대) 교수는 사회통합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해 “우리가 세우는 나라에는 유교도 성하고 예수교도 자유로 발달하고… 이러한 자유의 나라에서만 인류의 가장 크고 높은 문화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종교 간 이해와 화해를 통해 선진문화의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동국대 정각스님은 인도의 베다(Veda) 문헌의 ‘진리는 하나이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그를 칭하고 있을 뿐이다’는 말을 인용해 “각 종교가 추구하는 진리는 하나이며, 종교는 다원주의에 입각해 수많은 종교적 가르침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정병조 금강대 총장의 사회로 7대 종교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회통합위는 최근 사찰 땅밟기나 수쿠크법 등으로 인해 종교 간 이해와 협력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사회통합·상생을 위한 종교 간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종교 간 이해의 폭을 넓힐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7대 종단의 화합과 상생에 있어 개신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용민 한국천주교주교회 교회일치간대화위원회 총무는 “일부 개신교인의 절대화된 종교적 신념은 다른 종교적 신념을 배타시해 화합과 상생을 저해할 수 있다”며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하며 대화와 상생의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호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은 “기독교가 먼저 하나돼 타종교에 본을 보였으면 좋겠고 기독교의 진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화합과 상생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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