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세종대학교(총장 배덕효) 물리천문학과 채규현 교수는 최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153개 나선은하의 회전속도곡선을 역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은하들은 미국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CWRU)에서 제공하는 SPARC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선별됐으며, 각 은하의 이웃 은하에 대한 정보도 분석됐다.

이 연구에는 세종대와 미국의 CWRU, 오리건(Oregon) 대학, 그리고 영국의 옥스포드(Oxford) 대학과 카디프(Cardiff) 대학 소속 6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했고, 은하의 암흑물질과 수정뉴턴역학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CWRU의 스테이시 맥거프(Stacy McGaugh) 교수도 포함됐다.

지난 11월 20일자 천체물리학저널에 ‘Testing the Strong Equivalence Principle: Detection of the External Field Effect in Rotationally Supported Galaxies’이란 제목으로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외부 중력장의 세기에 따라 은하의 회전 속도 곡선이 외곽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 차이는 수정 뉴턴 역학에서 예측하는 것과 일치한다.

그림1. (제공: 세종대) ⓒ천지일보 2020.12.14
그림1. (제공: 세종대) ⓒ천지일보 2020.12.14

좋은 예로 그림1의 비교적 강한 외부 중력장 하에 있는 해바라기 은하를 들 수 있다. 외곽에서 회전 속도 곡선이 미세하게 감소하는데, 이는 관측된 외부 중력장 효과를 넣을 때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림2는 SPARC 은하의 통계적인 특성으로 회전 속도 곡선이 의미하는 외부 중력장의 세기와 주변 은하의 관측을 통해 추정된 세기가 일치함을 보여주고 있다.

은하역학 연구와 관련 채규현 교수는 11월 10일자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에 발표한 ‘On the Presence of a Universal Acceleration Scale in Elliptical Galaxies’라는 제목의 다른 논문에서 회전하지 않는 구형은하에서 가속도 상수 값이 존재하며 이 값이 회전하는 나선은하에서의 값과 같음을 발견했는데, 이 또한 수정 뉴턴 역학을 지지하는 결과다.

그림2. (제공: 세종대) ⓒ천지일보 2020.12.14
그림2. (제공: 세종대) ⓒ천지일보 2020.12.14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수정 뉴턴 역학의 최초 제안자인 모르더하이 밀그롬(Mordehai Milgrom)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은하들의 외부 중력장 효과에 대한 가장 최신의, 가장 강력한 증거로 보인다”며 “이 결과가 향후 확실하게 검증된다면 이것은 은하 역학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아닌 수정 이론에 의한 것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채 교수는 “그동안 뉴턴 역학을 의심하지 않고 암흑물질 입자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처음에는 이 결과를 수정 뉴턴 역학에 부합하는 결과로 해석하기가 꺼려졌다”며 “그러나 이 결과가 수정 뉴턴 역학을 지지하는 결과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지난달 20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진행한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을 통해 본 연구 결과를 설명했으며, 해당 강의는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