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라파엘힐링사업단 단장/감염관리위생교육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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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상어(Sturgeon)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어(Shark)의 한 종류가 아니다. 철갑상어는 상어라는 이름과는 전혀 다르게 조기어강에 속하는 어류이다. 일반적으로 어류란 물속에서 아가미로 호흡을 하고 몸통에 붙은 여러 개의 지느러미로 헤엄치고 운동하며 생활하는 척추동물을 말한다. 어류를 크게 나누면 턱이 없는 무악어류(먹장어 등)와 턱이 있는 유악어류(칠성장어 등)로 분류되는데, 유악어류는 다시 연골어류와 경골어류로 구분된다.

연골어류는 글자 그대로 골격과 몸통이 연골로 구성됐다. 유연한 뼈대를 가진 물렁뼈를 갖고 부레(swin-bladder) 없이 겉의 피부가 질긴 것이 특징이며 홍어, 가오리 그리고 상어 등이 대표적인 어류이다. 이 생물들은 부레가 없는 대신에 특히 지방질이 많은 간(liver)이 발달했고, 물에 떠 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쉬지 않고 몸을 움직여야만 한다. 반면, 어류라 하면 보통 경골어류를 의미한다. 경골어류는 적어도 부분적으로 진골로 구성된 골격을 가지고 폐와 부레가 있으며, 물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그대로 머물 수도 있으며, 담수와 해수에서 모두 생존이 가능한 황새치, 피그미망둑 그리고 ‘철갑상어’ 등이 있다.

철갑상어는 약 2억년 전 중생대 쥐라기시대부터 현재까지 유일하게 살아온 이른바 “살아있는 화석” 물고기라 불린다. 고대 로마황실로부터 영국과 중국에 이르기까지 특히 황실에서 사랑을 받은 고급어종인 철갑상어는 황제어(royal fish) 혹은 황실어라고도 불리며, 거위간(goose liver), 송로버섯(truffle)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진미의 하나인 캐비어(caviar)를 생산하는 미식가들의 매력을 끄는 물고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철갑상어는 정작 이런 고급스런 이미지와는 다르게 평범(?)한 생활을 한다. 어릴 때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다 성장이 되고난 후에는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수서곤충, 조개, 게, 새우, 어린 물고기 등을 먹으면서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외관상 매우 사납고 강하게 생겼지만, 실제 성질은 매우 온순해서 사람을 물지 않으며, 먹이도 적은 양을 먹고, 따라서 신진대사가 느려 성장이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의외의 반전 매력이 있다. 또한 수명이 약 150년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그 이상도 생존한 개체가 종종 발견되기도 하는 이 신비하고 살아있는 화석생명체는 안타깝게도 멸종희귀 어종으로 분류돼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포획이 금지된 지 오래전이다. 지금은 대개 양식으로 성장한 철갑상어를 우리가 수족관에서 만나거나 일부 호사가들에게 맛볼 수 있을 뿐이다.

철갑상어의 서식지는 아한대, 온대, 아열대 지역의 호수 및 강, 그리고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의 해안선 등이다. 또한 중국의 양쯔강·러시아·사할린·일본 홋카이도 그리고 한반도의 두만강·남한강·금강 등지에 널리 서식하기도 했으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4월 7일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141cm의 철갑상어가 그물에 걸린 것이 마지막 기록으로 현재 멸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길쭉한 몸을 지니고 있고 비늘이 없으며 몸길이는 대개 100~500cm 정도이다. 대부분의 철갑상어는 물 저면에서 먹이를 찾으며 상류에 산란을 하면서 먹이는 삼각주와 해안에서 찾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신비의 어류가 어떻게 얼마나 100년 이상 더 무병장수 생존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생존했는지 의학적 그리고 생물학적 기전(mechanism)은 아직 명확하게 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매직이다.

다만, 현재 철갑상어 효능을 캐비어와 철갑상어(캐비어 제외)로 나누어서 볼 때, 캐비어는 체내 혈관속의 혈전이나 색전 억제효과, 그리고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효과가 있고, 철갑상어(캐비어 제외)는 콜라겐, 불포화지방산, 철분 성분 등이 많아서 피부미용, 항염작용, 성인병과 골다공증 예방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갑상어의 수많은 알 수 없는 매력과 매직이 혹시 지금 전 세계인이 공통으로 받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억제 효능까지 이어진다면 “철갑상어”를 정말 어류의 “황제어”로 칭해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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