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작업반 전정단이 배나무 가지치기에 앞서 작업 도구에 과수 화상병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제공: 나주배원예농협) ⓒ천지일보 2020.12.10
영농작업반 전정단이 배나무 가지치기에 앞서 작업 도구에 과수 화상병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제공: 나주배원예농협) ⓒ천지일보 2020.12.10

화상병 소독약 전정단에 전달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발생해

[천지일보 나주=전대웅 기자] 나주배원예농협이 해마다 심해지는 과수 화상병 예방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나주배원예농협은 나주시의 지원으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과수 화상병 소독약 230개를 영농작업반 전정단 23개에 전달했다.

이번에 소독약을 공급받은 영농작업반은 나주배원예농협 농촌인력지원센터를 통해 운영중이며 현재 200여명이 활동 중에 있다.

과수 화상병은 지난 2000년 초중반 북미에서 불법 반입된 묘목에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사과, 배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식물의 잎부터 시작해 줄기, 꽃, 가지, 과일 등으로 감염 부위가 급속히 확산되며 불에 그슬린 것처럼 까맣게 말라 죽는 모습이 마치 화상을 입은 것과 같아 화상병이라 부른다.

이 병에 감염되면 전파속도가 빠르고 치료할 방법이 없어 매몰되고 그 과수원에는 3년간 사과, 배의 재식재가 불가해 과수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5년 경기 안성 배 과수원에서 처음 확진된 뒤 2016년 15.1㏊, 2017년 22.7㏊, 2018년 48.2㏊, 2019년 131.5㏊로 발생면적이 증가하다가 올해는 331.3㏊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특히 올해 나주배와 면적이 비슷한 충북 충주의 사과밭 178.7㏊에 발생, 매몰돼 1년 만에 10%가량의 재배지가 사라진 예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역사조사위원회 과수화상병분과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전염경로는 주로 개화시기의 매개곤충, 비바람, 작업도구, 감염된 묘목으로 확산된다. 나주처럼 미발생지역은 주로 농작업자에 의해 전염되고 있어 배나무 가지치기가 한창인 동절기가 가장 위험하다.

농촌인력 노령화로 겨울철 전정은 대부분 외부인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 병의 확산 위험도가 매우 높은 만큼 전정단은 인근농가로 이동할 때마다 작업용 도구와 작업복, 장갑, 신발 등을 철저히 소독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 지원으로 운영되는 농촌인력지원센터 영농작업반 전정단은 만일 화상병이 발생했을 때 작업자의 과수원 이동경로를 쉽게 파악, 전염원을 사전 차단할 수가 있어 일반 농가들도 영농일지 등 농작업 기록 활성화가 시급하다.

나주배원예농협 관계자는 “화상병이 발생하면 치료방법이 없고 당장 해외 수출 길도 타격을 입어 배 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농업인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철저한 소독과 출처가 불분명한 가지 접수나 묘목은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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