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8일 경기 오산공군기지로 착륙하고 있다. 2020.12.08. (출처: 뉴시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8일 경기 오산공군기지로 착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9일 외교차관 회담과 북핵 대표 협의

10일 이인영 장관과 조찬, 공개 강연

11일 강경화 장관 주재하는 만찬 참석

전문가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에 초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3박 4일 일정으로 8일 방한했다.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사실상 현직에서의 마지막 방문인데, 대북 협상에 대한 그간의 소회를 밝히고 북측을 향해 대화에 복귀할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9일부터 공식 일정 돌입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전용기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도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9일부터 공식 일정에 돌입하는데, 카운터파트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잇달아 만나 한미 간 상호 관심사와 대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외교부는 “한미 관계 전반 및 역내·글로벌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조찬을 하고, 오후에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그간 대북 협상의 소회와 북한을 향한 메시지 등을 담은 공개 강연을 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비공개 면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찬을 함께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지나온 노력을 평가할 계획이다.

앞서 미 국무부도 전날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한미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북핵 문제에 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강경화 장관을 만나기 위해 외교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강경화 장관을 만나기 위해 외교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8

◆북미 협상 소회 밝힐 듯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건 부장관은 2018년 8월 미국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돼 2년 4개월 동안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 왔다.

지난해 12월 국무부 부장관으로 임명된 후에도 대북특별대표를 겸임하며 북미 협상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관심을 쏟아온 만큼 이번 방한에서 마지막 소회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다음 달 20일 끝나는 만큼 한미 양국은 북미 협상 돌파구를 찾기보다는 미국 정권 교체기에 북한의 도발 억제 등 한반도의 안정적 상황관리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도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특별한 메시지가 있겠느냐”라면서도 “대북대표로서 고별방문이자 미국 정권 교체기에 북한에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라라는 메시지 정도, 즉 상황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한미 간 인식을 같이하고 공조하는 등 그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소집해둔 북한이 신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맞춰 대미 전략을 수정하거나 압박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 센터장은 “현재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그려질 것이라는 대체적인 윤곽들은 나와 있다”면서 “비건 부장관이 바이든 정부 사람은 아니지만, 기존 정책들이 신행정부에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부분에서 논의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귀국하는 강경화 장관(영종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귀국하는 강경화 장관(영종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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