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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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1년여간 지속되고 있는 불규칙한 학교생활과 굳게 닫힌 운동장으로 인해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단계가 격상하면서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자, 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늘고 아이들이 매일 해야 하는 운동량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어린이 비만은 늘고 있고 이는 성조숙증, 소아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소아 내분비질환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한 성장클리닉 소아과 의사에 따르면 코로나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성조숙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전문의들은 환경 오염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가족력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무엇보다 밖에서 뛰놀지 못하는 생활환경으로 인해 운동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이는 곧 다리의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하지 못해 키도 잘 자라지 않는 원인이 된다.

성조숙증 질환은 방치할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 키가 작을 확률이 높다. 주변에 봐도 성조숙증이 빨리 오거나 혹은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자녀가 걱정돼 성장클리닉에 데려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코로나로 아이들의 활동이 크게 줄어들자, 어떻게 하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마음껏 뛰놀고 움직이게 할 수 있는지 등 방법들이 고민돼 성장클리닉에 노크하는 경우도 있다.

성조숙증은 일반적으로 성호르몬에 일찍 노출돼 여자아이는 만 8세 이전에 유방 발달이 시작된 경우를,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남녀 모두 부신에서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머리기름이나 체취, 여드름, 액모 등 사춘기 징후가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 속에서도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선 균형 잡힌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몸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유산소 운동은 성장에 도움을 준다. 어린이들의 충분한 성장을 위해서는 매일 30분 정도의 신체 활동이 필요하다. 다리의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하는 운동으로는 줄넘기, 달리기, 농구, 태권도, 배드민턴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 매달려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성조숙증이 더 빨리 올 수도 있다.

외출이 어렵다면 홈트를 통해서라도 어린이들이 움직이게끔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홈트를 찾아 어린이의 성장판이 닫히지 않게 유도해야 하며 성조숙증의 원인이 되는 과당음료,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부모가 눈여겨봐야 한다.

유독 인스턴트나 과당음료를 주식처럼 섭취하는 아이들은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겪을 수 있다. 패스트푸드, 소시지, 설탕 음료 등 인스턴트 식품들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빵이나 피자, 가공식품인 햄, 소시지 등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잡곡밥이나 채소, 살코기 위주의 고기, 계란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단계가 격상될수록 아이들이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는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성조숙증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부모도 많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제대로 키가 크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다. 아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스마트폰 사용을 억제시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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