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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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나의 소망은?

갑자기 생각하려고 하니 생각이 안 난다. 남북통일은 옛말인가? 지금 이 순간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큰 평수의 아파트? 서울에 있는 아파트?.

스스로도 말이 안 되는 질문이라 치부하게 된다. 최근에 들어서 소원이 하나 생겼다. 남이 살아보지 않았던 공간에서 살고 싶은 소망. 어쩌면 욕망이 될 수도 있는데, 과거에는 힘들게 살면서 좀 더 공동의 목표에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은 각자가 가지는 사소한 소망이 다변화되고 개인화된다는 생각이 든다. 사상도 획일화되는 게 일상적인 것은 아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공간에 대한 성향은 당연히 일방적인 흐름이 생기는 것이 부당하다. 건축물을 하나 두고도 다른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그 예이고, 공간은 기억과 같이 맞물려 작동하는 기억의 기계장치의 저장고에 해당되므로 각자의 기억은 서로 다른 것이 당연하다. 보지 못했던 공간은 설명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 느낌으로 그 장소를 온전히 상상하기도 쉽지 않다.

추억이 그런 것일 것이다. 나이든 어른들의 어릴 때 기억은 그 시절 그 장소를 공유한 세대만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기억과 공간은 등식이 성립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 멋진 장소의 기억은 그 장소를 가보지 않고서는 그 느낌을 갖기 힘들다.

가치를 따져본다면 오히려 상대적이고 경제적인 가치보다 공간의 절대적 가치가 더 희소성이 있고 더 근사한 것이 당연하다.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는 추억의 저장소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직결되고 건축의 인상과 비례하는 구조를 가진 것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자신의 공간을 가질 시간이다. 난 둥근 집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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