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이용구 공정성 시비에 부담 커져

與 일각서 속도 조절론도 나와

이종훈 “10일에 결론 안 낼수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등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열리는 법무부의 징계위원회가 ‘추-윤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징계위에서 해임 건의 등의 중징계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도 징계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윤 총장의 해임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총장 측은 징계위가 해임 건의 등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 추가적인 법정 공방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 추 장관의 징계위 소집 결정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추-윤 갈등의 장기화로 인해 국민 여론마저 돌아서고 있는 점도 상당한 부담이다.

법무부는 윤 총장의 방어권과 절차적 권리 보장을 위해 징계위를 오는 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용구 신임 법무차관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해임 등 중징계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이 차관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이종근2’라는 인물과 징계위 관련 상의를 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외에도 윤 총장 감찰 관련 조사가 이 차관의 개인 사무실에서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 차관은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을 했지만, 이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심의 과정에서 잡음이 수그러들지 않고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징계위에서 어떠한 결론을 내리든 1년 가까이 이어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명분이 흐려졌다. 더욱이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한 만큼, 문 대통령은 징계위 결정 이후 두 사람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10일 징계위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회의가 2~3차례 더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른바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6일 KBS 시사 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첫 회의에서 징계 여부, 또 수위가 다 결정될 것이라 보는 것은 섣부른 관측일 수 있다”며 “조사 절차라든지 심문 절차가 좀 진행될 수 있고 (회의가) 2~3번 정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정부‧여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에서 예상대로 해임 등 중징계 결론이 난다면 문 대통령이 신속하게 결정을 받아들이고 해임을 진행한 뒤 개각을 통해 추 장관을 교체하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반면 경징계 혹은 무혐의로 결론을 낸다면 윤 총장은 검찰총장직을 계속 수행하고, 추 장관의 입지는 줄어든다. 특히 추 장관 경질 등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게 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직접 정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6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10일 징계위에서 바로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만, 필요한 절차만 거칠 가능성도 있다”며 “징계위에서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시간을 끌며 출구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문 대통령은 본인이 과거에 했던 ‘검찰총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말도 뒤집어야 한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추 장관의 교체 시기까지 끌고 가다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로 출근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로 출근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