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중심 vs 제3지대 창당
‘보수대연합론’ 정당 간 입장 갈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의 사퇴와 여권의 쇄신 바람이 맞물리면서 충청권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충청권 재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재편 방식에 이견이 있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현실화 단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재편은 여권의 ‘쇄신 바람’에 위기의식을 느낀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물꼬를 텄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 전날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심 대표의) 탈당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다시 함께 정치하자”고 권유했지만, 심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심 대표의 반응은 제3지대에서 새로운 당을 창당하자는 ‘제3지대론’과 맥이 닿아 있다.

12일 PBC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심 대표는 “정치세력을 모으는데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연합이나 연대를 논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가치를 중심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자유선진당 주축의 ‘흡수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한나라당 등과의 보수대연합론과 관련 “진정성을 담보한 ‘국민행복연합’과 같은 모습으로 정치권이 모였으면 하고, 큰 당과 작은 당의 이합집산을 따지는 게 통합정신을 훼손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제3지대론’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김창수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선진당을 해체하고 제3지대에 새로 모이자는 얘기도 있다. 그것을 연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치 현실상 비현실적”이라고 반대했다.

한편 야권연대에 맞설 보수대연합론에 대해선 정당 간 입장이 엇갈린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지난 11일 PBC 라디오방송에서 “이번에 자유선진당이 쇄신 과정을 밟게 되면 정치적 연대의 가능성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신임대표도 지난 10일 MBC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어느 정당과도 이념과 정치신념이 같으면 언제든지 정책연합을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당내에선 보수대연합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공존하고 있어 연합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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