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회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가 최근 개신교 매체 기독일보와의 특별 대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기독일보 유튜브 캡처)
한국교회연합회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가 최근 개신교 매체 기독일보와의 특별 대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기독일보 유튜브 캡처)

한교연 대표회장, 특별 대담 

교회 대상 정부 조치 비판 

전광훈 목사에 대해선 두둔 

“굽히지 않는 모습 신앙적으로 귀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정부가 교회에 대해서 내린 조치는 종교의 자유 침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개월만에 600명대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 재확산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불안은 또다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39개 교단이 함께하는 보수 성향 개신교 연합 기구 한국교회연합회(한교연) 대표회장은 최근 교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방역당국의 예배 제한 조치에 대해 다시금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방역당국의 조치를 받아들인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해서는 “신사참배보다 훨씬 더 무서운 죄를 지은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한교연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는 최근 개신교 매체 기독일보와의 특별대담에서 “모이지 말고 찬양대도 서지 말고, 기도도 크게 하지 말고, 영상예배만 드리라는 것은 이미 기독교 자체를 해체시킨 것”이라며 “기독교계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이 성찬식이다. 비대면 예배를 하면 영상에 대고 ‘내 떡이다’ 하고 줄 수 있나. 그게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예배의 요소 가운데는 찬양도 있고 기도도 있고, 말씀도 있지만 연보(헌금)가 있다”며 “제물 없는, 희생 없는 예배가 되면 안되지 않나. 비대면 예배라고 하지만 사실상 예배라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큰 교회 목사님들이 생각 없이 ‘비대면 예배’라고 하는데 예배라고 볼 수 없다”며 “신학적으로 봐도 그걸 예배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좀 궁색하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 방역당국이 예배당 출입 교인을 제한한 조치에 대해서도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에서부터 대면 예배 인원을 수용 가능 인원의 30%로 제한한 바 있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부터는 더 낮춘 20%로 제한했다. 이러한 조치의 이유는 종교시설에서 빈번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왔다는 데에 있다. 교회 등 종교시설은 최근까지도 집단감염의 매개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마포구 홍대새교회의 경우, 교회 내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140여명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권 목사는 “정부가 전철도 탑승객 수를 제한하고 있느냐. 법이라는 것은 일반적이어야 하는데 어떻게 동의하냐”면서 “차라리 (정부가)철저하게 (교회에게)방역을 당부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그런 얘길 하면 모든 게 잘 풀릴 텐데 왜 기독교만 찍어가지고 예배의 방법까지 터치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목사는 이날 대담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목사는 전 목사를 이유 없이 정죄해선 안 된다면서 그를 옹호했다. 

지난달 31일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한교연 사무실을 방문해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와 통합 합의서에 서명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한교연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8
 전광훈 목사가 지난해 2월초 한기총 대표회장 활동 당시, 한교연 사무실을 방문해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와 통합 합의서에 서명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출처: 한교연 홈페이지) ⓒ천지일보DB

권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그렇게 되는 것은 원인 제공자도 한번쯤 짚어줘야 한다”면서 “왜 저 사람이 저렇게 되는지 원인 제공자. 그냥 뭐 광화문집회를 했는데 그게 원인이 없이 됐겠나”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는 보면 원인 제공을 다 빼버리고 행위만 가지고 얘기를 하다가 보니까 그 사람 약점만 들추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그는 전 목사를 성경 역사 속 ‘순교자’에 빗대기도 했다. 권 목사는 “선입견 없이 생각해야 한다. 옥에서라도 굽히지 않고 있는 (전 목사의) 모습은 우리가 신앙적으로 봤을 땐 귀하다”면서 “우리가 타협을 잘하면 순교자가 나오지 않는다. 예수님도 빌라도와 헤롯과 타협했으면 십자가 질 일이 없다. 세례 요한도 죽을 일이 없고 다니엘도 사자굴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광훈 목사는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일부 극우성향 개신교인들이 주를 이루는 극우 정치집회를 이끌고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와 같은 신성모독 발언을 하는 등 교계 일각으로부터 지탄을 받아왔다. 심지어 올해 교단총회에서는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자는 헌의안이 줄줄이 쏟아진 바 있다.  

반면 권 목사는 전 목사가 주도했던 문재인 하야 국민대회에 연설자로 등장할 만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전 목사가 설교 중 신성모독 발언을 해 비판을 받던 당시 한교연은 권 목사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그의 자중을 촉구하면서도 전 목사의 문재인 하야 국민대회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 목사의 구속 수감에 대해서도 성명을 내고 “종교 탄압”이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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