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앞장” 대권 행보 거리 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야권에서 ‘문재인 카드’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인은 정작 대권 가능성을 닫고 있지만 야권에선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을 언급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발언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온 문 이사장의 정부를 향한 날선 발언이 이를 입증한다. 11일 노무현 전(前) 대통령 2주기 추모학술 세미나에서 문 이사장은 “지금 우리 사회는 국민의 피땀으로 일구어온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3일 열린 싱크탱크 네트워크 창립대회에선 “이명박 정부 실정이 매우 심각하다. 그냥 단순히 못 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커다란 위기감을 느낀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사실 ‘문재인 카드’는 4.27 재보궐 선거 직후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국민참여당이 경남 김해을에서 패배하면서 문 이사장이 ‘대안 인물’로 나온 것이다. 친노 세력이 그의 강직한 이미지와 탄탄한 영남권 지지세를 높이 샀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 1일 노 전(前) 대통령 서거 2주기 행사에서 그는 “나라의 위기감이 큰 만큼 이런저런 가능성을 찾고 있는데 나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발언,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문 이사장 자신은 여전히 정치 일선에 뛰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민주당 백원우 의원도 11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 이사장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야권에서 거론하는 이른바 ‘문재인 역할론’을 일축했다.

향후 문 이사장은 야권연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4.27 재보선 당시 민주당과 참여당의 야권연대 성사를 위한 중재에 나선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달 29일 공무원노조 김해시지부 강연회에서 문 이사장은 “통합이 성사돼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줄 수 있다”고 야권통합론에 힘을 실었다. 문 이사장의 이 같은 행보 때문에 일각에선 문 이사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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