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양동 선돌에 새겨진 알구멍 흔적. 알구멍은 청동기 시대 유적인 고인돌, 선돌 등에서 발견된다. 바위숭배 문화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  (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2.3
녹양동 선돌에 새겨진 알구멍 흔적. 알구멍은 청동기 시대 유적인 고인돌, 선돌 등에서 발견된다. 바위숭배 문화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 (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2.3

표면에 100여개의 성혈 흔적
청동기 유적으로 추정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기도 의정부 선돌마을에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청동기 유적으로 추정되는 ‘선돌’이 발견됐다.

3일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이날 오전 마을 주민, 오영환 국회의원 등과 함께 선돌마을에서 청동기 유적으로 추정되는 선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돌이란 선사 시대에 자연석이나 약간 다듬은 돌기둥을 땅 위에 하나 또는 여러 개를 세운 거석(巨石) 기념물을 말한다. 2~3미터에서 10미터에 달하는 높이로 족장의 위력을 나타내거나 돌에 대한 원시적 신앙의 대상물 또는 묘비나 지역 경계의 표지로서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확인된 선돌은 의정부 녹양동 안동장씨 묘역에서 200미터 가량 떨어진 기슭에 위치해 있는 4~5미터 가량의 바위이다. 이 바위의 표면에는 ‘알구멍’ 혹은 ‘성혈’이라고 불리는 흔적이 100여개 가량 남아 있다.

현장을 방문한 관계자들이 녹양동 선돌을 확인하고 있다. 왼쪽부터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오영환 의원, 의정부시청 직원(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2.3
현장을 방문한 관계자들이 녹양동 선돌을 확인하고 있다. 왼쪽부터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오영환 의원, 의정부시청 직원(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2.3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알구멍은 청동기 시대 유물인 고인돌, 선돌 등에 나타나는 흔적으로 바위숭배 문화를 보여준다”라며 “30년 전까지 이 돌에 치성을 드렸다는 마을 주민들의 증언과 알구멍 흔적으로 볼 때, 선돌마을이란 지명과 관련된 바위가 맞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함께 동행한 오영환 의원(민주당)은 “문화재청의 협조를 받아 주변 보존을 위한 학술조사와 지정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3일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녹양동 선돌마을 뒷산에서 청동기 유적으로 추정되는 선돌을 발견했다. 왼쪽부터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강대경씨(녹양동 주민), 오영환 국회의원, 이순용씨(녹양동 주민)(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2.3
2020년 12월 3일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녹양동 선돌마을 뒷산에서 청동기 유적으로 추정되는 선돌을 발견했다. 왼쪽부터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강대경씨(녹양동 주민), 오영환 국회의원, 이순용씨(녹양동 주민)(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2.3

한편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최근 의정부시가 실내테니스장 건립공사중 호원동 고인돌을 파괴한 것을 문제제기 함과 동시에 의정부 지역의 문화유적 보존 문제를 오영환 의원실에 건의한 바 있다.

의정부 녹양동 선돌은 지난 2007년 경기도박물관 보고서에 기재됐으나 최근 의정부시가 분실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시민단체와 국회의원, 마을 주민들이 분실된 선돌을 찾는 과정에서 보고서에 기재되지 않았던 새로운 선돌이 발견됨에 따라 ‘문화재 지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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