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다예트=AP/뉴시스]1일(현지시간) 티그라이 난민들이 수단과 에티오피아 접경 지역인 함다예트에서 임시 수용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함다예트=AP/뉴시스]1일(현지시간) 티그라이 난민들이 수단과 에티오피아 접경 지역인 함다예트에서 임시 수용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로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시체는 곧 개들에게 먹혔습니다”

최근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반군과의 내전이 계속 되는 가운데 전쟁 난민들의 끔찍한 참상을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11월 중순 에티오피아 군대가 티그라이의 작은 농업 도시인 휴메라를 공격했을 때 구시 텔라(54)는 그의 아내와 세 명의 자녀들을 근처 마을로 급히 대피시켰다. 며칠 후 자신의 집을 확인하러 왔을 때 그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가는 내내 무수한 시체의 악취가 공기를 가득 채웠으며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아이들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었다.

텔라는 수단 국경 바로 너머 난민촌에서 “개들이 많은 시체를 먹고 있었다”며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봤다. 표현하기도,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북부 티그라이는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이 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에 대해 11월 4일 군사작전을 지시하면서 전쟁터로 변했다.

텔라와 3천명의 전쟁 난민들은 작고 가난한 수단과 에티오피아 접경 도시 함다예트로 몰렸다. 이곳에는 이미 폭력 사태에서 탈출한 수단의 난민 4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텔라는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그의 종아리와 손목에 붕대를 감았다. 그는 연방군 병사들이 휴메라에서 자신을 발견해 피투성이가 돼 걸을 수 없을 때 까지 구타한 후 다른 민병대에 넘겼다고 전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외과의사인 테페라 테드로스(42)는 분쟁의 결과를 가까이 봤다. 테드로스는 휴메라에 있는 그의 병원이 11월 8일 포격 첫 날 15명의 사망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동료들과 함께 그는 인근에서 빌린 트랙터에 중환자들을 필사적으로 싣고, 탄약이 휘감은 시내를 통과해 더 큰 마을인 아드와로 몰았다. 그리고 숲속으로 도망쳐 결국 함다예트까지 갔다. 그는 난민들이 함다예트로 오는 중 먼지를 많이 마시고 땅바닥에서 자면서 대부분 폐에 염증을 가지고 있으며 난민 캠프에서는 당뇨, HIV, 암을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정부군이 티그라이 주도 메켈을 장악했다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TPLF는 “모든 전선에서 전투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히며 교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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