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통섭예술인

현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프라다의 작업은 고객을 중요시하는 철학으로 이어진다. 고객을 응대하는 프라다의 마음가짐은 자신들의 기준에 의해 고객을 판단하고 서비스에 차별을 두는 일반적인 ‘고가’ 브랜드와는 차이가 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한 그들의 시도 중 눈에 띄는 것은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한 시스템을 도입한 것. 뉴욕 매장에서 볼 수 있는 판매사원들이 사용하는 휴대용 무선 물품 데이터베이스 단말기는 재고목록과 관련된 정보 등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반예술적이라고도 불리는 다다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를 없앴다. 마르셸 뒤샹의 변기 작품 ‘샘’은 변기이면서 동시에 예술 작품이다. 그는 대량생산된 산업제품에서 레디메이드라는 개념을 발견하고 거기에 ‘발견된 오브제’라는 설명을 붙였다.

다다이스트 뒤샹은 “유명해지려고, 그러기를 바라지도 꿈꾸지도 않았네. 작품을 팔기 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으니까”라고 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유명해졌다. 한편 프라다는 상품을 팔려고 예술을 활용했다. 어쨌든 사회적 관습이 만들어지면 세상의 모든 게 작품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코드를 만들어내는 게 예술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프라다도 예술이다. 폐기물들을 모아 메르츠바우를 만들었던 정크(junk) 아티스트이며 콜라주의 대가인 커트 슈비터스 (1887~1948)는 “예술가가 뱉어놓은 모든 게 다 예술이다”라고 했다.

44세에 자동차 사고로 요절한 주정뱅이 폴록은 캔버스를 전쟁터라고 하며 페인트와 모래를 마구 뿌렸다. 마치 아파치 헬기가 빈 라덴 머리 위에 총탄을 마구 날리듯이 말이다. “내가 그림 속에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라고 말하며 물감을 뱉어댔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는 무질서 안에 나름 질서가 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뱉어내되 그냥 뱉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애니시 카푸어는 자신의 작품을 “공간에 대한 영감을 회화처럼 풀어놓는 조각”이라고 정의하면서 “관객이 느끼는 작품의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미술이란 공간, 색에 대하여 말하는 시각언어이며 단지 작가는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뜻을 깨달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훌륭한 예술가는 작업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는다. 또, 작업을 하기 위하여 꿈을 꾸고 명상을 한다.

진정한 행복은 부의 축적이나 권력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시간과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진정한 예술가들은 깨달음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고객을 감동시킨다. 최근에 만난 김영진, 조장은, 양희정, 최경미, 정나영, 강지웅 등 젊은 작가들은 꿈을 꾸고 명상을 하면서 깨달음을 표현하고 있다. 어렵고 척박한 우리나라 미술 세계에서 말이다.

이들도 재능과 인연을 잘 엮고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여 데미안 허스트처럼 유명인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옥은 비록 바탕이 아름답지만 돌 속에 숨어 있어 뛰어난 기술을 가지 장인이 쪼고 갈지 않는다면 기와 조각이나 돌덩어리와 별다를 게 없다.

만일 기술이 뛰어난 훌륭한 장인을 만난다면 그 옥은 만세토록 이어지는 보기 드문 보옥이 될 수 있다.” 당태종이 위징에게 한 말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나도 장인이 되어 볼까?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