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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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라를 잘 다스리던 왕이 있었다. 어느 날 자신이 잘 하고 있는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 그 시대에는 왕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혹시 진실되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보석을 주기로 약속을 했다.

신하들이 입을 떼기 시작했다. 세상은 태평성대이며 백성들은 왕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내용을 말만 바꿔서 아뢰었다. 왕이 돌아보니 한 마디도 안 한 신하가 있어서 말을 하라고 했다.

지적을 받은 신하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다 좋습니다만, 궁궐을 짓는 데 너무 많은 세금을 쓰고 계십니다. 그 부분까지 신경을 쓰신다면, 반드시 모든 백성들의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다들 왕의 잘못을 지적하는 마지막 신하가 보석을 받기는커녕 큰 벌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너그러운 왕은 모든 신하에게 보석을 선물했다. 며칠 후, 마지막에 직언을 한 신하의 보석만 빼고, 나머지 신하들의 보석은 가짜였음이 밝혀졌다. 가짜 보석을 받은 신하들은 왕에게 찾아가서 그 이유를 물었다. “그대들이 한 이야기는 그럴듯하지만 진가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 맞는 그럴듯해 보이는 가짜 보석을 선물로 주었노라.”

세상을 살면서 진심만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분위기에 맞춰서 긍정적인 표현을 해야 하거나 심지어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반드시 어떤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요즈음은 어차피 이미테이션이 주를 이룬다. 진짜 보석으로 된 귀걸이나 목걸이를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미테이션을 했을 때 더 마음이 가볍고 기분 좋을 때가 있다.

말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늘 진심만을 이야기한다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시도 때도 없이 해댄다면 옆에 남게 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옷이나 장신구를 때와 장소에 어울리게 맞춰야 하는 것처럼 말도 마찬가지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스스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말을 막힘없이 잘 한다고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는 분 중에 말만 하려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대신 아주 설득력이 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말을 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적인 의미로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어쩌면 진짜 보석과 가짜 보석을 시의적절하게 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끔 부정적인 말을 하거나, 분위기에 맞춰서 거짓말을 해놓고 기분이 찝찝한 경우가 있다. 말을 잘 하면,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행복하게 된다. 내가 하는 말이 과연 어떠한가 생각해 볼 일이다. 도움이 되는 진짜 보석 같은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삶이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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