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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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이 나와도 모든 사람들이 언제 다 맞을지, 맞아도 꽤 오랜 기간 마스크를 착용하는 현상은 이어질 것이다.

코로나는 일단 사람들을 집에 가둔다. 사람들이 갇혀지니 마음껏 영화를, 뮤지컬을, 연극을, 콘서트를 관람할 수 없다. K-POP 가수들의 해외 투어는 이미 끊긴 지 오래다. 올 하반기에 개최 예정이었던 공연들은 줄줄이 취소되고 지역 축제들도 멈춰졌다. 이러한 문화적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고 있고 한국에선 최근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 미국에서만 현재 매일 15만명씩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내년 문화계의 상황은 올해와 비교해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2004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2020년 코로나까지. 미스터리하고 위협적인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문화계를 위험에 빠트리며 많은 예술인들의 활동을 저지하고 장기적으로 문화 콘텐츠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하고 이것이 경제적 수익까지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연극 창작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힘든 여건 속에서도 공연장 문을 열고 있는 대학로에서도 코로나 쇼크로 수익이 뚝 끊겼다. 들어간 비용에 비해 공연을 하지 않게 되면 예상되는 수익이 나오지 않게 되고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지금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배우들도 무대에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손해는 제작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 제작사들도 도산 위험에 처해 있다. 작은 업체일수록 체불 임금, 투자금 상환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가 지속된다면 수익은 더 떨어지게 된다. 티켓파워가 있는 작품도 견디기 힘든 구조 속에서 일반 소규모 대학로 공연들은 내년에도 버티기 작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대학로의 수백개 소극장들은 그만두려야 그만둘 수 없는 공연들을 만들며 지탱할 위기에 놓여 있다. 그만두게 되면 아예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빚더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문화예술계의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의 파장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며 고사 직전에 몰린 문화예술인들의 생존을 향한 싸움은 버겁기만 하다.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선을 돌려야만 한다. 최근 일부 K팝 대형 기획사들이 언택트 공연을 시도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공연을 실시간 영상에 연동시켜 집에서도 공연장과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연극, 뮤지컬, 콘서트, 오페라 등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시간 라이브 등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작품 활동을 벌이는 것도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최근 예술의 전당이 추진한 스트리밍 공연 서비스 ‘SAC On Screen’은 7만명에 가까운 누적 시청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문화예술계는 코로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가장 뒤늦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코로나 수치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그 타격은 불가피하다. 문화 서비스업생산지수는 떨어지고 공연 예매건수와 매출액은 반토막도 유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에 불어 닥칠지 모르는 코로나 대유행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위험이 일상화되는 위기에 맞서 정부는 문화예술계에 갓 데뷔한 청년 대상 문화정책 비중을 확대하고 창작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치유와 전환의 계기로 삼아 문화예술계도 온라인 플랫폼 활용 비중을 늘려야 한다. 단기적 처방을 넘어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제작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관객들에게 웃음을 제공하기 위해선 문화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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