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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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 명퇴 단행… 퇴직금 상향

타 은행도 연말연초 시행 예정

외국계·지방은행도 잇따라 진행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올해도 연말을 맞아 은행권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비교적 타격이 덜 했지만, 비대면 서비스 등 디지털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가장 먼저 NH농협은행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특별퇴직금이 작년보다 크게 상향됐다.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게는 월 평균임금 28개월치와 전직지원금 4천만원, 농산물상품권 1천만원이 지급된다. 67~72년생의 경우 평균임금 39개월치와 농산물상품권 1천만원을 받는다.

은행 관계자는 “작년보다 퇴직금이 올라간 만큼 아무래도 퇴직 신청자가 예년에 비해선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에선 SC제일은행이 지난 26일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접수를 받기 시작했으며 최대 38개월치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DGB대구은행도 지난 7월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31명에 이어 최근 만 56세 직원 10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추가로 받았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7월 만 40에 이상이면서 만 15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이들에겐 평균임금 24개월치가 지급되며 의료비와 자녀학자금 등 최대 2천만원이 지급됐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희망퇴직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왔던 만큼, 12월 또는 내년 1월 안으로 명예퇴직·희망퇴직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에만 5대 은행에서 약 1800명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국민은행의 퇴직자가 462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 370명, 하나은행 369명, 우리은행 325명, 신한은행 250명 등의 순이었다. 국내은행 점포 수(지점·출장소 포함)도 2015년 7281개에서 올해 상반기 말 6592개까지 줄었다. 올해 국내 은행권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대비 30% 정도 감소했다.

은행권에선 몇 해 전부터 선제적으로 인력을 감축해왔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지점을 통폐합하고 직원 수를 줄이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대부분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 항아리형이기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서도 명예퇴직 등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 은행권 업황 전망도 좋지 않다. 비이자부문의 회복 부진과 대손비용의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리스크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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