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중 ‘꾸벅꾸벅’, 분노에 휩싸인 광주 “재판 결과 씁쓸”
[현장]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중 ‘꾸벅꾸벅’, 분노에 휩싸인 광주 “재판 결과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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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던 중 시위 중인 유튜버를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던 중 시위 중인 유튜버를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0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재판 중 ‘꾸벅꾸벅’ 사과 안 해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김도은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30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게다가 재판 과정 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광주지법 정문은 오전부터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오사모)과 5.18 관련 단체들이 모여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속’을 외쳤다. 쇠창살에 가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상을 향해 40여년 한을 쏟아내듯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5일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헬기 사격에 대해 증언하며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성직자를 가장한 사탄”이라고 기술했다.

재판받는 과정에서도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꾸벅꾸벅 졸기도 해 공분을 샀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사자명예훼손’과 관련해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5.18 당시 헬기 사격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 모인 오월 어머니들이 전 전(前)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0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 모인 오월 어머니들이 전 전(前)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0

재판 결과에 대해 5.18 기념재단 이철우 이사장은 “재판부가 시민들을 향해 헬기 사격 학살을 인정한 것에 위안을 삼는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가 ‘전직 대통령까지 했고 5.18 민주화운동에 실질적으로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이 헬기 사격에 자성하고 사죄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을 때 재판부도 고심을 많이 했겠구나 싶었다. 판결문에 묻어났다”며 “광주시민, 5.18 영령, 가족들은 전두환의 진심 어린 사죄와 처벌을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형량에 대해 아쉽다는 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역사왜곡처벌광주운동본부 등 시민들은 “형량이 너무 아쉽다”며 “대통령이었고 엄청난 만행을 저지른 사람이 오히려 파렴치하게 거짓말을 늘어놓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만원이나 조현호 전 청장과 같은 수준의 형량인데 이게 정말 제대로 된 재판인가 너무 아쉽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앞서 재판 과정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서울에서 재판을 받겠다고 했지만, 골프장에서 건장한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8차례 공판이 열리는 동안 단 두 차례만 출석했다. 30일 열리는 1심 선고는 그가 기소된 지 2년 6개월 만에 내려진 것이라 의미가 크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 5.18 당시 금남로 전일빌딩(현, 전일빌딩 245) 헬기 사격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공소 사실도 전면 부인하고 있어 공판 결과에 대해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에 광주시민들은 “그래도 한 나라를 다스리던 대통령이 참회는커녕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등 사자에 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 5.18 관련 단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감옥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0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 5.18 관련 단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감옥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0

한편 5.18 민주화운동에서 남편과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집 회원들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오월 영령들은 통곡한다. 전두환을 구속하라’ ‘5월 영령들 앞에 사죄하라’ 등 손팻말로 하고 싶은 말을 대신했다.

광주 오월 단체 관계자들은 “전두환은 지금 사자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지만 40년 전 광주시민을 처참하게 학살했던 집단 살인에 대해 아직도 밝히지 않고 전일빌딩 245개 총알 자국이 있는데도 오히려 억울한 코스프레만 하며 반성 기색도 없이 뻔뻔하다”며 “전두환을 꼭 구속시켜 국립묘지에 안장되거나 행방불명된 가족을 잃고 40년 눈물로 호소하는 분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심 재판과 관련해 “이번이야말로 역사를 바로 세울 때다. 재판부가 명명백백 진실을 규명하고 역사의 죄인 전두환을 단죄하는 현명한 판결을 내리길 기대한다”며 “‘전두환 심판’으로 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세력들이 두 번 다시 준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오월 영령들이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다”며 “오월 어머니들을 비롯한 광주시민 가슴에 울분과 깊은 한이 맺혀 있다. 역사를 정의와 진실 위에 바로 세우는 것만이 살아있는 우리의 책무”라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 구속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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