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출처: 뉴시스) 2020.10.22.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출처: 뉴시스) 2020.10.22.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차장 승진… 친정부성향 분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로 현재 총장대행 맡아

“이대로면 검찰 조직 모두 적대시… 침묵 할 수 없어”

“장관 검찰개혁 열망 알아… 지금이라도 결단해 달라”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로 총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3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개혁의 대의를 위해 장관이 한 발만 물러나 달라”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조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에 게재된 ‘장관님께 올리는 글’에서 “거의 모든 평검사와 중간 간부 및 지검장, 고검장에 이르기까지 장관님의 이번 처분을 재고해 달라는 충정 어린 릴레이 건의가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추 장관 아래서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고 지난 8월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하는 등 친정부 성향 인사로 분류돼 왔다.

조 차장검사는 “갈라진 검찰 조직을 검찰개혁의 대의 아래 하루빨리 하나로 추스르려면 위와 같은 검사들의 건의에 권한대행으로서 침묵만은 할 수 없었다”며 글을 쓰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장관님의 시대적 소명인 검찰개혁이란 과제를 완성하려면 형사소송법, 검찰청법과 관련 시행령 및 규칙의 개정이나 검찰의 형사부, 공판부를 강화하는 등 조직정비와 인사만으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며 “검찰개혁은 2100여명의 검사들과 8000여명의 수사관들 및 실무관들 전체 검찰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검찰개혁에서 검찰이 주체가 돼야한다고 누차 말씀하신 취지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20여 년간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검찰개혁이 실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가 검찰국장으로서 장관님을 모시는 7개월 동안 장관님께서 얼마나 검찰개혁을 열망하고 헌신해 오셨는지, 가곡 ‘목련화’의 노래 가사처럼 ‘그대처럼 순결하게, 그대처럼 강인하게’ 검찰 개혁 과제를 추진해 오셨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추 장관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추 장관의 헌신과 열망에도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명령으로 인해 검찰개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장관에게 호소하는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적대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리고,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아울러 “이러한 방법으로는 총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개혁의 꿈은 무산되고, 오히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愚)를 범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결단을 내려줄 것을 앙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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