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더 퀸 극장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더 퀸 극장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 등 반(反)민주주의 국가를 견제하기 위해 취임 후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포스트 트럼프' 미국이 국내외의 민주주의에 전념하는 것을 보길 희망하며, 내년에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모임을 주최할 것을 약속했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봄 이 회의에 대한 일단의 구상을 밝히면서 "세계 민주국가들이 모여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국가들에 솔직하게 맞서고, 공동 의제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후 1년 이내에 이 회의를 열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가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전직 관리들은 더 큰 영향력을 위해 대면 참석이 가능할 때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의가 언제 열리든 중국과 러시아는 초대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초청 명단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새 대통령이 어느 나라를 선호하는지를 포함해 그의 외교정책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경제력과 정치적 권위주의가 결합한 중국은 세계 민주주의에 더 큰 장기적인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고, 정상회의에서 주요 토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러시아 같은 국가로부터 공격받는 민주적 규범 보호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회의의 가장 중요한 신호로 보고 있다.

이는 독재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환심을 사려 했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환영받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하지만 바이든이 언급했듯이 이 회의가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of Democracy)가 아닌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라는 점에서 초대 대상이 왜곡될 가능성도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많은 정부가 민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은데다, 그런 나라가 초대되면 그들의 잘못된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위험한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극단적인 예는 북한"이라며 북한의 공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지만 독재자에 의해 통치되고 지구상에서 전체주의국가에 가장 근접한 나라라고 밝혔다. 대통령 축출 압박을 받는 벨라루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인도가 가장 까다로운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 관리들은 보고 있다.

인도는 민주주의 성공 국가로 여겨진 데다 미국이 인도를 중국에 대항하는 방어벽으로 보기 때문에 인도와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적과 언론, 무슬림들을 탄압해왔다는 이유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민주국가라고 자부하는 인도조차 최근의 반민주 추세를 볼 때 명단에 들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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