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청와대 시위 vs 與 “서초로 가라”… 주말에도 신경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한 것과 관련해 여야의 신경전이 주말까지 계속됐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청와대 앞을 찾아 시위를 벌였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묻지마 식 감싸기”라며 국민의힘을 맹비난했다.

주말인 28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부터 이곳을 찾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 사태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시위 현장을 방문해 초선 의원들을 격려하며 “추 장관의 행위는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된다”면서 “국민들이 TV를 켜놓고 추 장관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 역겨워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대통령은 이 상황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이 더 답답해진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대통령이 사전에 묵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국정조사를 먼저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 대표가 (윤 총장의 재판부 사찰 등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하자고 해서 우리가 응했는데, 오히려 저쪽(여당)에서 머뭇머뭇하는 자세”라며 국정조사 수용을 압박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짓을 저지르면서도 그게 무슨 일인지도 모른다”면서 “상식을 저버리는 짓을 하기 때문에 국민이 이런 정부를 처음 경험한다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주말 시위를 여당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위 중인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에 대해 “판사 사찰은 검찰이 했는데 항의는 갑작스럽게 청와대로 가셨다”면서 “현안의 엄중함을 모르니 번지수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절차도 헤맨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날이 춥고 바이러스는 기승을 부린다.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댁으로 돌아가 머물러 주시길 당부한다”면서 “굳이 항의하시겠다면 종로(구)가 아니라 판사 사찰 문건이 생산된 서초(구)로 가심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1월 검사 세평을 수집했다고 경찰청장을 고발했던 국민의힘이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면서 “검찰 문제만 나오면 ‘묻지마 식 감싸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가격리중인 이낙연 대표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최고위)에 화상으로 참석해 “법무부가 밝힌 윤 총장의 혐의는 충격적”이라며 “법무부의 규명과 병행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당에서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야당이 그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역풍’을 맞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여당 내부에서도 국정조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27일 최고위에서 “법무부 감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회는 국회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