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 성공모델인 강진옴천초등학교가 옴냇골산촌유학센터 운영을 통해 폐교 위기를 딛고 당당하게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사진은 마을 주변 숲을 찾아 체험학습 하는 모습.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0.11.27
농촌유학 성공모델인 강진옴천초등학교가 옴냇골산촌유학센터 운영을 통해 폐교 위기를 딛고 당당하게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사진은 마을 주변 숲을 찾아 체험학습 하는 모습.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0.11.27

서울교육청과 농촌유학프로그램 협약 추진
농촌유학 성공모델 강진옴천초등학교 운영
폐교 위기 딛고 전국과 베트남에서도 유학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1. 학교 밖에서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니까 좋아요. (이유근, 옴천초 4학년)
#2. 도시학교보다 체험할 게 무궁무진하니까 아이도 훨씬 더 좋아하고 아이 정서 발달에도 좋은 것 같아요. (김정석, 옴천초 유학생 학부모)
#3. 폐교를 걱정했던 작은 학교가 이젠 인근 지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교로 탈바꿈했어요. (송영섭, 강진군 옴천초 지역민)

농촌유학 성공모델인 강진옴천초등학교(최용 교장)는 옴냇골산촌유학센터 운영을 통해 폐교 위기를 딛고 당당하게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옴냇골산촌유학센터에는 전국은 물론 베트남에서까지 온 13명의 유학생이 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생태계가 잘 보존된 마을 주변의 숲을 찾아 산열매 줍기, 봄나물 캐기 등의 체험을 하며 야간에는 반딧불이 저녁교실에서 공예, 외국어 회화수업 등을 배우고 있다.

최용 교장은 “도시학교는 한 반이 30여명이나 되지만, 농촌 학교는 5~10명에 불과해 눈높이에 맞는 개별 학습 지도가 가능하다”며 “도시에서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을 앓던 학생이 깨끗한 자연과 함께 있다 보니 건강해지고 정서적으로 과잉행동을 보이던 학생도 안정감을 찾고 학습에 집중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의 작은학교 강진옴천초등학교 수업 모습.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0.11.27
전남의 작은학교 강진옴천초등학교 수업 모습.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0.11.27

◆등교수업 유리한 작은학교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붐비는 도시를 떠나 한적한 농산어촌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교육에서도 학생 수가 적은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도시에서는 등교수업 인원을 제한했지만,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서는 방역에 유리한 청정 자연환경과 적은 학생 수 덕분에 매일 등교수업이 가능했다. 최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학기 코로나19 위기 속 초등학생 등교일수를 조사한 결과 전남이 59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서울(11일) 인천(16일), 경기(17일) 등 수도권보다 4~5배가량 많은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전남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경쟁력을 확인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조사 결과이다.

전남 전체 학교 877교 중에서 75%가 넘는 660교가 농산어촌에 있고 43%인 380교가 학생 수 60명 이하 작은 학교라는 점에서 전남교육의 이와 같은 장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농산어촌유학’이란 도시 지역 학생들이 교육 활동과 농산어촌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6개월 이상 농산어촌 학교에 전학하는 개념이다. 센터에서 먹고 자는 ‘센터형’, 농촌 주민 집에서 하숙하는 ‘홈스테이형’, 가족 전부 또는 일부가 이주해 마을에서 생활하는 ‘가족체류형’ 등으로 운영된다.

현재도 곡성과 구례, 화순, 장흥, 강진, 완도 등지에서 농림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개별적인 농촌유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이 정도로는 작은 학교도 살리고, 유학생들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해주기에 미흡하다고 보고 교육청 차원의 교류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농산물 기르기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0.11.27
학생들이 농산물 기르기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0.11.27

◆작은학교도 살리고 전인교육도 제공

도교육청은 서울특별시교육청과 ‘농촌유학프로그램’을 추진키로 뜻을 모으고 공동 TF를 꾸렸고 오는 30일에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021년 3월 유학생 유치를 목표로 도내 참여 희망 학교와 농가를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순천, 담양, 곡성, 화순, 강진 등 13개 시·군에서 30교(초등 28, 중2)가 유학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과 유학생 1인당 지원금액 등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서울시교육청과의 유학프로그램 추진 상황을 봐가며 타 교육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도시 학생들이 전남의 농산어촌에 유학 오면 생태 친화적 교육환경을 제공해 전인적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농산어촌 삶을 체험함으로써 서로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자주적 생활 능력을 길러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이 함양될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장석웅 교육감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지금까지 변방으로 취급받던 전남교육이 가장 안전하고 충실하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지속 가능 공간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농산어촌유학은 전남 작은학교도 살리고 도시 학생들의 전인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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