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건 돼야 방한 가능할 듯
미중 갈등 속 미국 견제 때문 방한 시각엔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냐… 자주 왕래해야”
“현 시점에선 현안 중 FTA 2단계 협상 추진 필요”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 “지금 양측이 해야 하는 것은 방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여건이 성숙되자마자 방문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직후 취재진을 만나 관련 취지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시 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을 따뜻하게 초청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한국 측이 중한 관계에 대한 높은 중시, 중한 우호를 심화시키는 것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줬다”며 이같이 답했다.
특히 왕이 부장은 ‘성숙된 조건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는 상황을 가리켰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통제돼야 방한이 가능하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왕이 부장은 또 ‘이번 방한이 미중 갈등 속 미국 견제 차원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190여개 나라가 있다”며 “이 나라는 모두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나라다. 이 중에서 중한도 포함돼 있다.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친척처럼 자주 왕래하고 자주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가 그렇게 간단하다고 생각하느냐. 학자처럼 외교를 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양측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방역 협력, 경제 무역 협력, 지역의 안정을 지키기 위한 협력,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 등이 있다. 지금 단계에서 해야 하는 것은 중한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한 간에 해야 할 일이 많다. 중한 외에 국제 및 지역 정세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만 이 세계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유럽, 중동도 있다”며 “이를 포괄적으로 고려하고 토론하고 논의해 나갈 수 있다. 중한 양국은 전략적인 협력 동반자로서 전방위적으로 조율,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반도 문제를 놓고선 “솔직히 말하면 회담 시간이 부족한 탓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못했다”며 “이후 업무 오찬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오전 10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25분가량 늦게 시작돼 11시 55분까지 1시간 30분 가량 이어졌다. 왕이 부장은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강경화 장관과 오찬을 한 뒤 오후 4시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날 저녁에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