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아동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기소 혐의 전부 유죄 인정

法 “장기간 사회 격리 필요”

공범 5명 최대 15년 등 중형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 성 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 조주빈(24)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26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과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에게 징역 40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1억여원 추징 등을 명령했다. 특히 ‘박사방’이 범죄집단이라는 점을 인정해 중형이 내려졌다.

함께 기소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랄로’ 천모(29)씨는 징역 15년, 전직 공익근무요원 ‘도널드푸틴’ 강모(24)씨는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박사방의 유료회원 ‘블루99’ 임모씨는 징역 8년, ‘오뎅’ 장모씨는 징역 7년,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16)군은 장기 10년, 단기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먼저 박사방에 대해 “텔레그램 내 순차적으로 개설된 박사방의 유료 구성원으로 조직된 건 명확하다”며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다는 걸 인식하고 오로지 범행 목적으로 구성하고 가담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그러면서 “구성원들은 각자 역할을 수행하고, 성착취 제작, 그룹관리, 홍보, 가상화폐 환전전달, 성착취물 유포, 반포 등 행위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부분을 총체적으로 판단하면 박사방 조직은 피고인들 주장과 달리 형법에서 말하는 범죄 목적의 집단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주빈에 대해서는 “조주빈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유인·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오랜 기간 여러 사람에게 유포했다”며 “특히 많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줬다”고 비난했다.

이어 “조주빈은 피해자들을 협박해 극심한 고통을 줬다. 그런데도 조주빈은 속였을 뿐 협박이나 강요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며 피해자들을 증인으로 나오게 했다”며 “대부분 피해자들에게 별다른 피해 회복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의 중대성과 치밀함, 피해자의 수와 정도, 사회적 해악, 피고인의 태도를 고려하면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조주빈은 다수의 구성원으로 조직된 성착취 유포 범죄집단의 ‘박사방’을 직접 만들었다”며 “전무후무한 범죄집단을 만들었고, 우리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개인 조주빈의 삶, 악인 조주빈의 삶이 끝나 누구도 더는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며 “악인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이 태어나 반성의 길을 걷고자 한다. 개인 욕심이 아니라 보다 나은 인간으로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검찰에 송치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시민들이 조씨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검찰에 송치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시민들이 조씨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또 “세상이 저를 지켜볼 것이다. 회피하지 않고 제 인생 바쳐서 피해자분들께 갚겠다”며 “제가 벌인 과오를 제 손으로 갚아가는 삶을 살겠다. 언젠가는 용서받고 진심의 반성을 전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꿈꾸며 나아가겠다”고 간청했다.

반면 강씨는 “저는 못생기다 못해 ‘찐따’ 맞다. 동물 이하의 열등 돌연변이 정신질환 버러지”라며 “혐오와 착취, 탄압당하는 게 당연하게 됐다. 기본도 못 해준 나라에서 도저히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사형 선고를 주저하지 말아달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성인인 피해자 17명으로부터 협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한 후 이를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아동·청소년 피해자 8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 성인 피해자 39명의 성 착취물을 배포·전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사방이 ‘수괴’ 조주빈을 중심으로 38명의 조직원들이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총 74명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범죄집단이라며 기소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