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해명 위해 국회 출발했지만
與, 황급히 법사위 전체 회의 산회
26일 법사위 전체 회의 개회도 미지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도 결론 못 내
공정거래 3법‧민생법안 합의도 ‘먹구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하고 징계를 요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윤 총장을 국회로 불러 의견을 들어보자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할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의결하지 않고 더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윤 총장이 참석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민주당은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개회 15분 만에 황급히 산회를 선포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검찰청을 방문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에 돌입했다. 또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마지막 회의를 진행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도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여기에 윤 총장의 직무 배제를 둘러싼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예산안과 쟁점 법안 처리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법 관련 추가 논의가 필요해서 의결은 하지 않았다”면서 “내일 소위를 다시 열 예정이었는데, 야당에서 전체 회의 개의 요구서를 보낸 상황이라 어떻게 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위는 26일 오전에 재개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전체 회의 요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후보 추천이 불발된 것이 의결 보류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이야기는 막판에 들었는데 당장 의결하기엔 오늘 시간도 그렇고 상법 개정안도 논의할 것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야당과 26일 전체회의 개의 여부 등을 협상할 의사가 있냐고 묻자 “원래 오늘과 내일 전체회의를 하겠다고 했는데 (야당이) 반대했고 소위도 참석하지 않고 대검에 가셨다”면서 “내일 전체 회의를 여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백 의원은 “연내 공수처 출범 목표는 동일하고 그 안에서 결정하고 움직이겠다”면서 “무리 늦어도 정기국회 안에는 결정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윤 총장의 출석을 전제로 한 야당의 전체 회의 개의 요구도 검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증언과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번 사안을 두고 여야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 민생 법안 처리에도 후폭풍이 있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윤 총장 사퇴를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이 사안을 ‘헌정사의 흑역사’로 규정하면서 여야의 대립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의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해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판 뉴딜’이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만큼 해당 예산 삭감 대신 예비비 증액으로 조건부 수용 방침을 밝히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이외에도 상법과 공정거래법, 금융 그룹감독법 등 공정경제 3법을 포함한 쟁점 법안, 민생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돼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여야 합의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법사위 소위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모두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당장의 파국은 막았지만, 앞으로의 국회 일정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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