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미디어로 성에 노출된 아이들, 컨트롤이 필요하다
[컬처세상] 미디어로 성에 노출된 아이들, 컨트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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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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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성인사이트를 서핑 하고 있었다. “이런 사이트는 어떻게 알았니?”라고 물으니, 주말에 같이 공을 차던 고등학교 형이 알려줬다고 털어놨다. 요즘은 거의 모든 초등학생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활용해 게임뿐만 아니라 유사한 성에 관련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일부 초등생들은 성인들이 즐겨보는 웹소설 사이트에서 남녀 간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문구나 행위를 접하고 있으며 심지어 모바일 네트워크 광고를 통해 웹툰 식의 유사한 성적 문구나 이미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반라의 남성과 속옷을 입은 여성이 서로 몸을 맞대는 등 성행위를 암시하는 그림까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 중학생은 10대 청소년이 볼 수 있는 웹소설 사이트에도 성착취를 연상케 하는 작품들이 많다고 말했다. 10대들이 쉽게 공유하는 웹소설 사이트 화면에는 보기에도 민망한 성적인 카피와 문구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심지어 여성을 힘으로 제압해 관계를 맺어도 크게 이상할 게 없다는 식이다.

스마트폰으로 무분별하게 성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은연중 잘못된 성 관념을 갖게 될 수 있으며 자칫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면 큰 사회적 문제로 도래할 수도 있다. 특히 이런 웹소설이 10대 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며 노골적인 문구들은 어린이들을 자극해 잘못된 성적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나 운동을 하지 못하는 10대들의 활동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어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사춘기의 신체 변화가 시작되는 등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성조숙증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환경호르몬 증가)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등이 지목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살고 있는 10대들에게 자신의 신체 변화와 더불어 무분별한 성에 대한 노출은 추후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하는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채널A)’가 늦은 밤 시간에 방영되고 있다. 심지어 ‘속터뷰’에선 부부간의 성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낯뜨거운 부부관계에 대한 주제들이 나오고 있는 현실 속에 10대 청소년이 그 프로그램을 볼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최근 여성가족부의 ‘나다움 어린이책’ 7종이 회수 조치됐다. 많은 시민들은 이 책이 초등학생 아이들을 조기 성애화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여가부는 책들이 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라고 해명했지만 아직 한국 사회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과도한 스마트폰 세계로 빠져든 초등생들에게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 자료로 이 책이 공교육 자료로 적합하지는 않아 보인다. 시대의 변화에 맞춘 혹은 선진국형이라는 꼬리표를 강조하며 초등생들이 보기에는 더욱 많은 여론 수렴이 필요해 보인다.

미디어로 성에 쉽게 노출된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일단 공교육 차원에선 동시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받아들이는 내용을 접하게 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설득력도 높아질 것이다.

성에 노출된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선 우리 주변을 다시 둘러볼 때다. 입시 위주 교육만 부르짖지 말고 제대로 된 인성교육, 성교육을 통해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특히 부모들이 가정에서 쉽고 재미있게 아이들 질문에 효과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부모 가이드를 미리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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