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세한歲寒·평안平安’ 기획특별展
‘세안도’ ‘평안감사’ 등 18점 공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겨울 추위, 그리고 봄날 같은 평안. 인생의 고락(苦樂)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두 그림에 고스란히 담겼다.
23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마련한 2020년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展)에서는 조선시대 ‘세한’과 ‘평안’을 대표하는 19세기 두 그림 ‘세한도(歲寒圖, 국보 제180호)’와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가 전시됐다. 전시는 한겨울 추위인 세한을 함께 견디면 곧 따뜻한 봄날 같은 평안을 되찾게 될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세한(歲寒)’은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이르며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뜻한다.
‘세한도’는 조선시대 형벌 중에서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유배형에 처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평안감사향연도’는 조선시대 관리들이 선망했던 평안감사로 부임한 영예로운 순간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잔치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이 두 작품은 삶의 고락(苦樂)이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겨내고 기뻐할 수 있다는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 준다.
1부 ‘세한歲寒-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에서는 ‘세한도’의 모티프인 논의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知松柏之後凋)’, 즉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구절의 의미를 ‘세한의 시간’과 ‘송백의 마음’으로 나누어 감성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김정희의 ‘세한도’와 청나라 문인 16인과 한국인 4인의 감상 글로 이루어진 세한도 두루마리(전체 크기 33.5×1,469.5cm) 전모를 14년 만에 공개했다.
2부 ‘평안平安-어느 봄날의 기억’은 ‘평안감사향연도’ 3점을 전시하고 평안감사로 부임해 부벽루(浮碧樓), 연광정(練光亭) 대동강에서 열린 세 번의 잔치를 다양한 영상으로 보여줬다.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감사가 주인공인 지방 연회의 기록화이자 조선 후기 평양 사람들의 일상과 풍류를 풍부하게 담아낸 풍속화이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세안도’와 ‘평안감사향연도’는 정반대의 그림이다. 전시를 통해서 세안도에서 쓸쓸한 마음을 느낀다면 평안도에서 즐거움과 따뜻함 느끼고 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