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이후 약 한 달간 삼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평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별세한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이달 20일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삼성의 7개 주요 계열사 주가는 평균 1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 회복 기대감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일가가 막대한 상속세 마련을 위한 배당 확대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평균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이 전 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주식의 총평가액도 20조원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 전 회장의 주식 총평가액은 지난달 23일 기준 18조 2천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도 10조 6천억원에서 1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3일 6만 2천원에서 이달 20일 6만 4700원에 마감하며 7.4%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지난 16일 6만 6300원까지 상승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전 회장이 4.18%의 지분을 보유해 1년간 받는 배당금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이 전 회장이 받은 총 배당금 4700억원 중 3500억원이 삼성전자였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물산(17.33%)과 이 전 회장이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생명(20.76%)은 같은 기간 나란히 16.3%와 16.4% 올랐다.
이들 종목은 이 전 회장 부자가 지분을 많이 보유해 삼성전자와 함께 배당이 가장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승률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5.6%로 가장 높았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본격적인 위탁생산(CMO)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또 삼성물산이 가장 많은 지분(43.44%)을 보유하고 있어 가치가 상승할수록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SDI도 20% 이상 올랐다. 삼성SDI는 이 전 회장 지분이 없어 상속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배터리 관심이 높아지면서 함께 큰 상승을 나타냈다.
반면 이부진 대표가 있는 호텔신라는 5.7% 오르는 데 그쳤고, 삼성SDS 역시 4.0%밖에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