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옌타이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이 설립 26년 만에 굴착기 누적생산 20만대를 돌파하고 지난달 30일 생산기념식을 열었다. (제공: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옌타이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이 설립 26년 만에 굴착기 누적생산 20만대를 돌파하고 지난달 30일 생산기념식을 열었다. (제공: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가 1조원 안팎으로 관측

중국법인 소송은 ‘최대 변수’

우발채무 ‘책임진다’는 두산

그럼에도 불안한 숏리스트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24일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누가 새 주인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두산인프라코어를 품기 위해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 유진그룹, 글랜우드PE, MBK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파트너,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 지분 36.27% 전량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 중인 밥캣 지분(51.05%)은 제외됐다. 매각가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조원가량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본사, 부천공장 등 현장 실사와 경영진 면담은 최근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실사가 길어지면서 본입찰이 예정보다 일주일 늦춰져 진행된다. 본입찰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두산 측은 내달 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세부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와 GS건설을 가장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2위를 다투고 있는 현대건설기계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영위하는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을 65%까지 높일 수 있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 왔다. 컨소시엄 파트너로 KDB산업은행의 자회사(KDB인베스트먼트)를 낙점하며 후보군 중 적극적인 해보를 펼쳐왔다.

하지만 뒤늦게 자금력을 갖춘 GS건설의 참여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GS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 9500억원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 중 자금력을 풍부하다.

게다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까지 재무적투자자(FI)로 확보한 상황이어서 자금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GS건설이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기존 건설부문과 건설장비 부문과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지고, 건설업에 국한돼 있던 사업 포토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법인(DICC) 소송 문제가 변수가 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의 상장 무산에 따른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행사와 관련해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 IMM프라이빗에쿼티 등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DICC 판결은 내년 대법원의 최종선고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두산 측이 패소할 경우 80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재무적투자자(FI)에 갚아야 한다.

국내 건설·기계 1위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1조원에 달할 수 있는 소송 리스크에 인수 후보자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이 인수 의향자들에게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인수가치를 육박하는 우발채무 리스크가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숏리스트들은 실사 과정에서 DICC 소송 결과 8000억원이 넘는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두산중공업이 보증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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