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갑자기 "터키는 유럽 불가분의 일부"
터키 에르도안, 갑자기 "터키는 유럽 불가분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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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앙카라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터키 쿠데타 희생자 가족 만찬을 열고 연설하고 있다. 터키는 2016년 5월 15일 발생한 터키 군부의 반정부 쿠데타 4주년을 맞아 기도 등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앙카라=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앙카라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터키 쿠데타 희생자 가족 만찬을 열고 연설하고 있다. 터키는 2016년 5월 15일 발생한 터키 군부의 반정부 쿠데타 4주년을 맞아 기도 등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터키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2일 터키 정부는 자국을 '유럽의 떼어낼 수 없는 일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당 개발정의(AK)당 당원들에게 이렇게 말한 뒤 유럽연합(EU)에게 이주자 현안 때 약속한 사항들을 지킬 것과 터키를 정회원국으로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터키의 유럽 일부' 발언은 상당히 돌출적인 것으로 그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터키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50여 개국 및 EU 27개 회원국 가운데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독일을 150만 명 웃도는 8450만 명에 달한다. 뿐아니라 독일에는 터키계 시민권자가 500만 명 넘게 있다.

터키의 인구 규모는 EU에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다. 올 1월 EU를 탈퇴한 영국에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탈퇴파들이 '곧 EU에 가입할 터키인들이 이동자유 원칙으로 브리턴에 몰려올 것을 생각해봐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현재 EU 총인구는 4억5000만이 안 된다.

터키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첫 이슬람주의 정당 총리로 집권한 2000년 대 초반에 EU 가입을 신청했으나 1단계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으며 2010년대 들어 관련 협상은 한층 더 지지부진하다. 그 사이 2007년에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2013년에 크로아티아가 EU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무엇보다 유럽 국가들이 터키를 유럽에 속하고 있다고 보는 것인지부터가 불확실하다.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운데두고 서쪽의 비잔티움(이스탄불)과 동쪽의 아나톨리아(소아시아) 대반도를 아우르고 있는 터키는 오리엔탈과 옥시덴탈이 만나는 접점으로 꼭집어 아시아, 유럽 중 하나로 정하기가 어렵다.

이는 이번 코로나 19 확진자 집계에서도 드러난다. 로이터 통신은 누적확진자와 총사망자 수를 대륙별로 집계 분석하고 있는데 거기서 터키는 유럽이 아니라 아시아(및 중동)에 편입되어 있다.

EU는 가입 심사와 관련해 2000년대에는 터키의 인권 사안을 주로 문제 삼았지만 2010년대에는 터키의 국제적 위상이 EU가 쉽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버린 측면이 있다. 거기에는 에르도안이란 인물과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큰 역할을 했다.

시리아 내전 초기에 남부 국경을 접한 터키는 시리아의 바사르 아사드 정권 축출에 미국 및 서유럽 국가들과 틈없이 보조를 맞추고 이 서방을 충실하게 보조해주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슬람국가(IS)라는 세계의 문제아가 나오고 거기에 2015년 러시아가 시리아를 지원하면서 터키의 지정학적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덩달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내에서 쿠데타를 무력화하고 강력한 대통령제 개헌을 성사시켜 당선된 뒤에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시리아 등 국제 사안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냈다. 어느새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과 서방은 2선으로 물러나고 러시아와 터키만 남아있는 형국이 됐다.

거기에 전쟁통의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및 아프리카 인들이 무작정 유럽 이주에 나서 2015년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몰려오자 EU는 이듬해 3월 터키에 비자 우선 조항과 30억 유로를 조건으로 이주 시도자들의 지중해 밀항 단속을 요청했다. 터키에게 큰 신세를 지게 된 것으로 터키가 IS 축출 후 시리아 북서부의 쿠르드족을 공격해서 강제 남하시킬 때도 제대로 지적하지고 못했다.

시리아 문제로 러시아의 푸틴과 거의 동급으로 자주 만나게 된 에르도안은 미국의 트럼프와 다투면서도 친하게 지내왔다. 아직까지 조 바이든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정식으로 하지 않는 나라는 중국, 러시아에 터키가 포함된다.

유럽 언론들은 한때 러시아 인접 벨로루스의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칭했으나 독일 슈피겔 지 등은 2,3년 전부터  터키 에르도안을 대놓고 '독재자(스트롱맨)'이라고 부른다. 그 명명에는 인구 1000만의 벨라루스 때와는 격이 다른 유럽인들의 대 터키 문제 의식이 담겨져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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