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거리가 추석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거리가 추석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

고소득층의 7배 이상 높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역대급 장마,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절반이 넘는 가구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내수 위축으로 대면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마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2인 이상 전국가구 중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50.9%를 기록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절반 이상이 매월 적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적자가구는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다. 한마디로 번 돈 이상을 쓴 사람들을 의미한다.

소득·지출 내역을 들여다보면 이들 가구의 적자가 단순히 소비 행태의 문제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버는 돈이 적어 필수 지출만 해도 원래 적자를 보는 구조인 가운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3분기 중 1분위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은 매월 163만 7천원으로 1년 전보다 1.1% 줄었다. 근로소득은 55만 3천원으로 1년 전 대비 10.7% 급감한 가운데 사업소득도 27만 6천원으로 8.1% 줄었다.

정부의 공적 지원금이 월 59만 5천원 투입됐으나 시장소득 감소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소득 감소의 흐름을 돌려놓진 못했다.

3분기 중 1분위 가구의 평균 적자는 매월 24만 4천원이었다. 분기 기준으로 하면 73만 2천원의 적자가 쌓였다.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3분기 기준으로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2017~2018년은 연간 단위로만 조사) 43%에서 49%대 사이를 오르내리다 올해 50%를 넘어섰다. 5분위(소득 상위 20%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이 7.0%임을 감안하면 1분위가 7배 이상 높다.

3분기 기준으로 2분위는 23.9%, 3분위는 14.8%, 4분위는 10.6%다. 가구 전체로 보면 21.4%가 적자가구다.

정부는 임시·일용직 근로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시장소득 감소가 커 정부 지원만으로는 소득·분배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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