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수처 입주청사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수처 입주청사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14

與, 25일 법안소위, 30일 법사위 전체 회의 진행

이르면 다음 달 1~3일 국회 본회의 통과 계획

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도 사실상 막혀버린 野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도 차질 빚을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연내 출범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23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여야의 극심한 대립 속에 국회의 문턱을 겨우 넘은 공수처법이 오는 25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논의로 약 1년 만에 개정 수순을 밟는다.

민주당은 이후 30일 법사위 전체 회의, 다음 달 1~3일 중 본회의 처리까지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일사천리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與, 25일부터 본격적인 공수처법 개정 수순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빈손으로 활동을 종료한 직후부터 공수처법 개정 의사를 밝혀왔다.

현행 공수처법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을 7명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한다. 여당과 야당 몫 추천위원은 각각 2명이며 공수처장 후보는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천위의 활동이 야당의 비토권으로 무산됐다고 판단,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법사위에는 다양한 형태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의결 요건을 추천위원 3분의 2 이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의 백혜련 의원과 박범계 의원도 공수처장 추천의 지연을 막기 위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반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직무 관련 범죄를 제외하고 검사의 기소권을 뺀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범죄 수사 강제 이첩권과 불기소 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재정 신청권도 삭제했다.

법안소위에서는 모든 안건에 대한 종합 심사를 진행하고 법사위 전체 회의에 회부된다. 이 과정에서 여야의 대립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법사위 간사 등 법사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추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법사위 간사 등 법사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추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4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도 불가능한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일 확진자가 300명대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오는 24일 0시 기준으로 2주간 2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장외 투쟁이 사실상 막혀버린 것.

민주당이 177석이라는 의석을 앞세워 법안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회 보이콧’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이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군사작전을 개시하면 그걸 누가 막겠나”면서 “공수처법을 막을 힘이 우리 야당에게는 없다. 삭발하고 장외투쟁해 봐야 눈 하나 깜짝할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주 원내대표가 공수처를 두고 품격이 떨어지는 언어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권력형 부정부패를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라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어떤 방해에도 공수처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최고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최고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16

◆번번이 실패한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 이번에는 합의 도출할까

국민의힘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도 요청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23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국회다운 국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올바른 결론으로 이끌어 주시길 간곡히 건의한다”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박 의장이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수호할 의지가 있다면 회의를 소집해 (공수처장) 후보 재물색에 나서라고 요청해야 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공수처 위헌 논란에 대한 평의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주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 극한 대립의 분수령은 이날 진행되는 원내지도부 회동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공수처 출범 등의 현안을 논의하는 회동을 한다.

하지만 여야 모두 박 의장의 마지막 조율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 박 의장 중재로 열린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합의가 도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날 회동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된다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민생법안 처리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오는 27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고, 30일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한 후,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할 경우,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는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후보자추천위원회 2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후보자추천위원회 2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