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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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는 새로운 전략무기 ICBM이 위용을 드러냈다. 기존의 ICBM에 비해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모양으로 보기에는 다탄두가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탄이라고도 하며 영어식 약자로 ICBM이라고 부른다. 미국보다 러시아가 먼저 1957년 8월에 개발했고, 미국은 1959년에 실용화했다. 일반적으로 5000㎞ 이상의 사정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을 말하며, 보통 메가톤급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현재는 다탄두로도 개발됐는데 중국의 둥펑 41을 실례로 들 수 있다. 액체·고체 연료를 사용한 다단식(多段式) 로켓으로 1500∼3500㎞의 고공에 쏘아 올려지고, 400∼500㎞의 거리에서 레이더에 의한 제어가 가해지면 엔진의 가동이 중단되고, 그 이후는 속도벡터에 의해 역학적으로 결정되는 탄도(彈道)를 비행해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오늘날 실용되는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은 고정식인 미국의 타이탄 II와 미니트맨 II·III형, 피스키퍼 등이고, 러시아의 SS-17·18·19와 구식인 SS-11·13 등이 있다. 선진국들이 보유한 ICBM을 북한이 보유했다는 사실은 다소 예외가 아닌가? 미국은 북한의 ICBM에 대비한 훈련까지 벌이고 있다. 얼마 전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정한 발사체를 해상 요격기로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월 17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6일 오후 8시께 서태평양 콰질러 섬에 위치한 미국 탄도미사일 시험장에서 북한 ICBM으로 가정한 발사체가 미 본토를 향해 발사됐는데, 이를 포착한 미 군사위성은 비행경로, 속도 등 발사체 정보를 확인한 후 미국 콜로라도주 쉬라이버 공군기지에 위치한 미사일방어통합작전센터(MDIOC)로 보냈다고 한다.

MDIOC는 즉시 하와이 북동쪽 해상에 있는 고성능 레이더와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SM-3 Block II A)을 구비한 미 해군 이지스 함 존 핀(USS John Finn)호에 발사체 정보를 전송했고, 이어 존 핀 이지스함에서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이 발사됐으며, 미사일은 진입 단계에 들어선 ICBM에 접근해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국 의회는 2018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따라 하와이를 북한의 ICBM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 시험을 실시하라고 명시했었다. 미사일방어청은 당초 지난 5월 이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이달로 미뤄졌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이번 시험 성공으로 이지스함의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이 ICBM을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보여줬다”며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이 미국의 다층적미사일방어체계의 한 축으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톰 카라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사업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시험성공으로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단계에서 알래스카에 배치된 지상기반 요격 미사일로 맞설 수 있고 만약에 이것이 실패하면 두 번째 단계로 해상기반 요격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미국은 나라밖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사일 방어에서 투 트랙을 모두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과연 북한의 전략무기 기술이 실제 미국의 본토를 요격할 수 있는 실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의 핵심은 일단 대지에서 쏘아 올려 대기권을 벗어나게 하는 발진기술과 우주공간을 비행한 후 다시 대기권에 재진입시키는 ‘대기재진입기술’로 나누게 된다. 북한은 대기권을 벗어나게 하는 기술은 분명 가지고 있지만 재진입기술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는 ‘삭마현상’이란 것이 일어나는데, 이는 재진입 시 발생하는 5000~7000도의 고열로 탄두에 삭마현상, 즉 마모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극복할 기술을 개발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외교, ICBM외교에 바이든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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