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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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보지 않았다면 믿지도 않았을 일들이 굳이 보게 된다면 믿게 된다. 반대로 알만한 일들을 굳이 알지 못해서 이루지 못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건축은 그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부동산의 가치는 시시각각 파악할 수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은 언젠가 지어질 미래의 일임을 잊고 현실에 견주어 파악할 때가 많다.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그 정도를 투자하기에 힘들다고 막연하게 대응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다 알고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사각지대에 있어서 가늠조차 힘들 때가 많다. 부동산처럼 알고 싶을 때 숫자로 째깍째깍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건축은 공간구성이 거의 전부이다 보니 미래에 작동할 공간의 능력치를 미리 당겨서 알 수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건축하기 위해 대지는 건축의 몇 곱절로 고가로 구입하지만 정작 건축 앞에서 주머니 사정을 이야기하게 되고 그 가치를 논하면서 현실에 맞춰 물리적 가치에 중심을 두고 건축을 결정한다. 오발이 명중할 일도 별로 없거니와 마음의 중심이 미래의 좋은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좋은 미래를 맞이하기도 힘들 것이다.

미래는 지금의 건축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너그럽고 현명한 건축이 자신의 특별한 미래를 밝힐 것이다. 더 높은 곳에서 미래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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