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4일 코로나 19 백신 공동 개발팀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3상 실험을 자원자에게 실시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2020년 6월 24일 코로나 19 백신 공동 개발팀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3상 실험을 자원자에게 실시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의 면역 전문가가 자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공급돼도 서둘러 받아야 할 필요가 없으며, 자신도 당분간은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면역학회장을 지낸 미야사카 마사유키 오사카대 면역학 프런티어 연구센터 초빙교수는 최근 미국 제약회사 두 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결과 모두 90% 이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한 데 대해 “효능이 높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안전성은 보장되지 않았다”며 20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야사카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 효과적이라고 한 발표의 의미에 대해 “백신을 100명에게 줬더니 90명 이상에게 효과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야사카 교수에 따르면 ‘효과’라는 개념은 백신 미접종자의 감염률을 기준 수치 1로 설정했을 때 백신 접종자의 발병률이 얼마나 떨어질 지 추정하는 것이다. 즉 ‘90%의 효과’의 의미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발병한 사람의 90%가 백신을 접종했다면 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야사카 교수는 또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는 30~50%인데 비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이렇게 높게 나타난 데 대해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인플루엔자 백신과 비슷한 수준의 효능을 갖거나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앞으로 이런 높은 수치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임상 시험 중 중간 결과를 직접 공개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백신을 개발할 때 당사자들은 보통 3단계 실험에서 중간 결과를 공개하는 데 대해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며 “임상시험에서는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그 중 한 그룹에는 백신을, 다른 그룹엔 위약을 투여하는데 어느 그룹에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지 의사도 환자도 알 수 없다. 선입견이나 편견을 막고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결과를 중간에 직접 발표하면 시험 중인 의사들과 참가자들이 자세한 내용을 알아내 시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야사카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초기 단계부터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면 백신을 더 쉽게 승인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도 한 몫을 했겠지만 한 회사가 이렇게 한다면 다른 회사들도 같은 방식을 택할 것이다. 걱정거리가 될 만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또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는 임상시험에 약 3만명의 참가자가 있는데, 미야사카 교수는 보통 백신 접종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발생 빈도가 백만명 당 몇 건 꼴이므로 임상시험 규모도 수십만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야사카 교수는 백신의 부작용 우려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우선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노인들은 면역력이 낮지만, 면역 반응을 통해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백신의 우선순위를 주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 나온 후에도 당분간은 접종하지 않겠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꽤 효과적이지만 그것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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