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11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의 모습. ⓒ천지일보 2020.11.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11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의 모습. ⓒ천지일보 2020.11.11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백신 수송 작전에 돌입했다. 백신을 수송하는 모든 과정이 영하 70℃ 이하의 초저온 냉각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백신을 운송하는 콜드체인(저온 유통)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보급하는 데 있어 하나의 난제다. 백신 공장에서부터 운반하고 보관하는 작업도 문제지만 코로나19 백신은 2회 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체인은 몇 주 안에 반복돼야 하는 셈이다.

모더나의 백신 보관은 화이자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다. 상온에서 12시간,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다. 그러나 21일 CNN방송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제품이 모더나 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8일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온도 조절 문제를 인정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앤테크 최고경영자는 CNN에 “백신을 상온에서도 출하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2021년 하반기에는 다른 백신과도 견줄만한 제조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내년에 최대 13억개 선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으로 드라이아이스와 냉각 박스가 많이 필요하다. 화이자는 미국 4개 주에서 현재 공급망을 시험하고 있다. 알버트 부르라 화이자 CEO는 콜드체인과 관련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송된 백신을 보관하는 것은 큰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판 아메리카 보건 기구의 자바스 바르보사 박사는 CNN에 “세계 어느 나라의 시골뿐 아니라 도시도 이 백신을 관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중 한 가지 문제는 드라이아이스의 가용성이다. 압축가스협회는 미국과 캐나다의 이산화탄소 생산 능력이 하루에 약 3만톤으로, 드라이아이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백신 공급 체인 관계자들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초냉각 저장을 지원하기 위한 드라이아이스 생산량은 5%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병목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몇몇 드라이아이스 생산업체들은 CNN에 이미 전체 드라이아이스 구매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어드밴스트 크라이오제닉스의 샘 러싱 사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는 이미 지역적으로 (드라이아이스) 부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유행 기간 도로에 차량이 적다는 것은 이산화탄소가 부산물인 에탄올의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러싱 사장은 설명했다. 올해 유럽의 에탄올 생산량 또한 급감했다.

미국 관리들은 드라이아이스 수량이 충분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폴 오스트로우스키 작전본부장은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택배회사 UPS가 주문에 따라 미국 전역에 드라이아이스 재원을 운송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는 화이자는 전 세계 하루 평균 20편의 화물편이 운항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DHL은 앞으로 2년간 1500만개의 냉각 박스가 1만 5천여대의 항공편에 배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골버그는 이 회사가 고품질의 콜드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중국, 유럽,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증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도 주의해야 하지만 드라이아이스 자체의 보관 역시 쉽지는 않다. 너무 일찍부터 드라이아이스를 보관해서도 안 되고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부적절하게 보관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연방항공청은 드라이아이스를 위험 화물로 분류한다. 미국 택배 DHL은 각 백신의 사양에 따라 유통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공급망 전문가인 줄리 스완은 일부 초냉각 냉동고를 가지고 있는 대형 병원 시스템이 유통 허브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든 미국의 주들이 그것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와이에서는 지난 주 어느 병원도 그런 성능의 냉동고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완은 농촌 지역이나 소규모 지역을 위한 냉동 백신의 출하량을 배분할 때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도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수천만명의 사람들에게 냉동 백신을 맞는 게 도전이라면 한편으로는 가난한 나라들에게 콜드체인은 훨씬 더 큰 문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교통연계가 더 느리고 의료시설이 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기틀린 냉동 전문업체 캐리어 CEO는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나 인도 같은 곳을 보면 콜드체인 인프라가 없다”며 “미국은 인도보다 1인당 300배 더 많은 돈을 콜드체인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페루는 화이자 백신을 주문한 많은 나라들 중 하나다. 수도 리마에는 30개의 초저온 냉동고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데스 산맥과 열대우림을 포함한 나머지 2천만 페루인들이 사는 곳에는 이런 냉동고가 없다.

그러나 화이자의 백신이 다른 백신들보다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게 입증된다면 초저온 냉동고에 대한 수요는 폭발할 것으로 보이며 드라이아이스의 공급과 콜드체인 구축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많은 문제들 중 하나일 뿐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문제들 중 하나는 코로나19 백신은 2회를 접종해야 하는데 두 번째 투약을 할 때는 첫 번째와 다른 장소에서도 가능하게끔 하는 중앙집중식 인프라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백신에 대한 회의론과 음모론이 증가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의사소통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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