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20

주호영 “지도부 상의 없이 법안 제출” 격앙

김종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강구 필요”

전날 의총서도 이견 좁히지 못한 상황

TK·PK 지역 의원 갈등 본격화 할 전망

민주당은 쌍수 들고 환영하는 입장 보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가덕도 신공항 카드에 국민의힘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은 20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특히 당내 이견에도 법안 발의를 강행하면서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수순을 두고 당내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전하면서 PK와 TK(대구‧경북) 간 대립도 우려된다.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800만 부울경 주민들의 염원인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건설을 위해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론으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언론에서는 당내 갈등이라고 하지만 당내 갈등이 아니라 지역 갈등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경북도당도 20년간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해 왔다”며 “여야도, 당내도 아니고 지역의 문제인데 문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진정성이 있다면 직접 결단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발의자인 박수영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부울경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집중으로 경상도·전라도 전체 경제가 망가지는 지역 불균형 문제”라며 “가덕도신공항을 계기로 대구부터 부산, 광주까지 전부 연결돼 남부권 경제가 살아나 대한민국의 지역 균형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에는 ▲과거 사전 타당성 조사를 했을 경우 그 결과를 준용해 간소화한 절차의 보완 조사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실시 설계가 완성되기 이전에 초기 건설 공사에 착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앞서 국민의힘 TK 지역 의원들은 “김해신공항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신공항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 차이도 문제점이 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부산 선거를 ‘오거돈 성추행 선거’에서 신공항 문제로 바꾸기 위해 국가 이익과 정책은 안중에도 없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국민은 이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와 논의 없이 부산 지역 의원들이 법안을 낸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부산 지역에서 지지율이 밀리는 민주당이 선거 전략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덕도 신공항 속도전을 외친 민주당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눈치를 봐야 했지만,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이 먼저 특별법을 제출하면서 부담을 상당히 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특별법 발의의 이유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가덕신공항을 추진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 내용을 잘 참고하여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국민의힘이 내분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여 투쟁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나서서 갈등을 봉합하고 대여 투쟁 단일 대오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9.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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