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유럽 원정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자축구대표, 빈틈없는 방역 대책 필요하다
[스포츠 속으로] 유럽 원정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자축구대표, 빈틈없는 방역 대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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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유령이 전 세계를 배회한 지도 벌써 시간이 꽤 지났다. 지난 2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뚝 끊기며 국제 경기가 대부분 동면 상태에 들어갔다.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뒤로 연기됐고, 대부분의 국제경기가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이 국제경기가 열리고는 있다. 최근 국제경기를 갖기 위해 해외로 나간 대표선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곤혹을 치러 엄중한 상황을 인식시키는 기회가 됐다.

파엘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FAA) E1 챔피언십 이후 11개월만에 A매치를 치르기 위해 유럽 원정경기에 나섰다가 일부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멕시코와 카타르와의 평가전을 갖기 위해 머문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선수가 발생한 것이다.

벤투 감독과 손흥민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평가전을 갖기에 앞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25명의 선수 중 조현우(울산), 권창훈(프라이부르크), 황인범(루빈 카잔), 이동준, 김문환(이상 부산), 나상호(성남)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경기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대표팀은 선수 부족으로 정상적인 경기를 가질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을 호텔에 자가 격리시킨 채 대표팀은 지난 17일 치른 카타르 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두며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일단 씻어낼 수 있었다. 마침 이날 카타르전 승리는 1948년 런던 올림픽 1차전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5-3으로 물리치고 A매치 첫 승을 신고한 한국 대표팀이 929번째 경기만에 거둔 500번째 것이어서 빛이 나기는 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타르를 상대로 500승이라는 멋진 기록을 달성해 기분이 좋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번 소집 훈련을 마친 선수들에게 고맙다.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며 “지난 멕시코전에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어려운 소집 기간을 잘 마쳐 기쁘다”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 유럽 원정 경기가 벤투 감독에게는 코로나19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실시된 것이어서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듯하다.

사실 축구대표팀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만히 손만 놓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및 본선전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국내 대표선수들은 그런대로 호흡을 맞출 수 있으나 손흥민 등 해외파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함께 합동훈련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그동안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렸으나 좀처럼 잦아들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달 초 오스트리아 원정길에 올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해외파 선수들과 함께 팀웍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가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게 됐던 것이다.

이번 대표팀 코로나19 감염파동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으로 인해 홍콩 등 동남아시아 언론 등에서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한국대표팀의 동정이 세계 구석구석까지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축구 전문가들은 대표팀을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적절한 환경을 갖춘 다음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의 대표팀과 같이 지역적인 여건으로 자주 경기를 할 수 없는 한국 대표팀의 경우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먼 유럽 원정에 나서기보다는 국내에서 적합한 훈련과 실전 경기 등을 계획하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주문이다.

한국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루었고, 해외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는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는 세계화된 수준에 맞춰 대표팀 관리방법도 진일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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