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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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정된 결의안 2건 만장일치 가결

한국전쟁 발발 70년의 의미도 담아

주한미군 주둔은 미 국익에 부합돼

방위비, 상호 납득할 수준에서 타결

외교부 “동맹에 대한 미국 인식 반영”

전문가 “방위비, 합리적 수준 해결될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한국전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미동맹강화 결의안 2건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 의회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미 동맹과 관련한 결의안 2건을 구두 표결로 통과시켰다. 앞서 상원도 지난 1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 가운데 1건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을 평가하는 안, 다른 1건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인 올해 한미 동맹이 상호 이익이 되는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형성한 것을 강조하는 안이다.

전자는 톰 수오지(민주·뉴욕) 의원이, 후자는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외교위 아태소위원장과 테드 요호(공화·플로리다) 의원이 공동 제출했다.

이날 채택한 결의안의 핵심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다. 한미 동맹이 전략적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다져졌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기여를 통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정치 군사 동맹을 넘어 민주주의 발전을 추구하는 가치동맹이라는 선언을 한 셈이다.

수오지 의원은 “미국 하원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한미 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발발 70년의 의미도 되새겼다. 미국에서 연인원 178만명이 참전했고, 이들 중 3만 6천여명이 전사한 한국전쟁이 결코 잊혀진 전쟁일 수 없다는 내용도 담았다.

베라 아태소위원장은 “한미 동맹은 한국전쟁 발발 이후 70년 동안 안보 관계에서 포괄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했다”면서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며 동북아에서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결의안에서는 주한미군의 주둔이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내용과 함께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은 상호 납득 가능한 수준에서 조석한 타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한미가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다년간 협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베라 아태소위원장은 결의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지났지만 한미 동맹은 지역 내 급격한 지정학적 변화와 위협 증가에도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우리 파트너십은 동북아 지역 안보와 번영의 초석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70년도 두 위대한 나라와 국민 사이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당선인'이라고 부르며 선거 승리의 자신감을 표했다(출처: 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당선인'이라고 부르며 선거 승리의 자신감을 표했다(출처: 뉴시스)

◆미 의회, 초당적 채택… 한미동맹 균열 우려 불식 관측 나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 복원을 강조해온 만큼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그간 일각에서 제기됐던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우리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핑에서 관련 취지의 질문에 “미 대선과 연방의회 선거 일정 등으로 현재 주요 법안들 처리가 지연 중인데도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한 한미 동맹 결의안이 하루에 두건이나 하원을 신속히 통과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이는 ▲역내 평화번영 유지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 등 글로벌 파트너십으로서 한미 동맹 가치 ▲상호 수용 가능한 다년간의 한미 방위비협정 체결의 필요성에 대한 미 의회 초당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두 결의안 모두 한국계 미국인들의 미국 사회 공헌을 언급하고 있는 점은 금번 미 하원 선거에서 4명의 한국계 의원이 당선된 것과 같이 최근 재미 한인사회의 미국 내 정치력 신장을 뜻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도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우리 정부 간 방위비 문제, 주한미군 감축 등의 이견으로 한미 동맹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미 하원의 결의는 결국 자국 국민의 뜻이라고 볼 수 있고, 미국민의 결정은 그런 일각의 걱정을 덜어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신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거들었다.

또 결의안이 ‘주한미군 유지가 국익에 유익이 된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데다 SMA의 조속한 체결을 언급하는 등 ‘상호 수용할 수 있는 다년간 협정’을 거론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 새 행정부의 임기 초반 방위비의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 센터장은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국이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자도 선거 기간 내내 동맹이라는 가치에 중점을 두겠다고 해왔던 터라 미 의회의 영향도 일정 부분 받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년도 주한미군의 적정수준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미 국방수권법에 명시돼 있다. 미국의 대외 전략에 따른 움직임 가능성도 있지만, 내년 수권법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길 수 있다”며 “나아가 방위비도 합리적 수준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당선자가 강조해 왔던 방식과 일치하는 지점이다. 이런 식의 방향성에 우리 정부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신행정부 초반부에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내다봤다.

4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전날 연방 하원 선거에서 워싱턴주 제10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가 당선됐다. 한국계 여성이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출처: 뉴시스)
4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전날 연방 하원 선거에서 워싱턴주 제10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가 당선됐다. 한국계 여성이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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